밤새 한 가지에 같이 자던 새

날 새면 제각금 날아가나니

보아라, 우리 인생도 이러하거늘

무슨 일 서러워 눈물 흘리나

 

그렇습니다. 이모님!

우리는 이 지상에 살면서 한 가지에 ‘같이 자던 새’였습니다.

그리고 한 방향을 향해서 함께 날아가던 ‘가족 새’였습니다.

어려울 때는, 군무를 추며 서로 부추겨주던 ‘사랑의 새’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당신은 멀리멀리 ‘혼자 날아가는 새’가 되었습니다.

 

누구든 혼자 왔다가 혼자 날아가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함께 있을 때에는 그 이별을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모님과 함께 했던 그 많은 시간들은 3월 21일 새벽 네 시에 멈추어버렸습니다.

밖엔, 사방팔방 꽃길이 열렸는데 이모님은 어쩌자고 이 아름다운 봄날을 두고 떠나셨습니까?

꽃배웅 받고 떠나려 그리 하신 건지요.

 

어머님이 떠나신 지 겨우 이태, 이제 몸을 추스리는가 싶었는데

또다시 이렇게 이모님을 잃고 보니 슬픔에 목이 메입니다.

정신적인 지주를 잃어버린 게 바로 이런 것일까요?

어머님을 잃어버린 저희들에게 이모님은 진정 정신적인 지주였습니다.

이제 저희들은 어찌합니까?

 

평생을 섬기는 것 하나만으로 살아오신 이모님!

남편 섬기기를 하늘 같이 하고, 아들 키우기를 왕자님 떠받들듯 하신 이모님은

말 그대로 ‘현모양처’였습니다.

큰 소리 한 번 낸 적 없고 말씀이 적으셨던 이모님은

돌아가시는 모습도 산목련 이울듯 그렇게 조용하고 평안하셨습니다.

 

7년을 한결같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병원에 들렀던 효자 아들은,

자는 잠에 평안히 돌아가시고, 임종을 지키게 해 달라고 늘 기도했다지요.

그 간절한 아들의 기도를 어쩌면 그리도 알뜰히 들어주고 가실 수 있었는지요?

그 아들은 내 어깨를 잡고 “누나야! 슬프지만 기쁘다!”하며 울먹였습니다.

 

이모님! 정말 고맙습니다.

살아서는 딸처럼 챙겨주시고 돌아가실 때는 임종을 지킬 수 있도록 기다려주셔서......

이제 편히 쉬세요. 하늘나라 가시면 우리 어머니께도 아이들 잘 있다고 안부나 전해주세요.

이모님, 사랑합니다.

 

-둘째 조카딸 희선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