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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마당

Articles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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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데기, 데기, 번데기
지희선
66
아침에 출근 하자마자, 마리아가 급히 부른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너 이거 먹을 수 있어?" 하고 런치 통에 든 음식을 불쑥 내민다. 나는 이 애가 자기 나라 고유의 특별식을 해 와서 먹어보라는 줄 알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뭔데?" 하며 런치통을 나꿔채듯...  
164 꽃보다 예쁜 그녀, 단풍보다 고운 그녀 엄니
지희선
50
IHSS 17기 동기생 제니가 카톡에 가슴 뭉클한 사진을 올렸다.  아스펜 단풍으로 유명한 비숍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 중이라며 올린 사진이다.  모처럼 효녀 노릇하는 중이란다. 비숍의 단풍도 곱지만, 그녀는 더 아름답다.  원래 예쁘기도 하지만, 어머니를...  
163 급체, 천국 사다리를 타게 하다 2
지희선
64
일 년에 한 두 번은 급체로 생 고생을 하는데 바로 엊그제 일요일 밤이 '그 날'이었다. 짬뽕 속에 든 오징어나 닭고기를 먹고 체한 적은 있어도, 김치찌개를 먹고 급체를 한 건 또 생전 처음이다. 퇴근 길, <더 집밥>이란 간판을 보는 순간, 목살 김치찌개와 ...  
162 포토 에세이 실루엣
지희선
30
시간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그 바람 속을 '스치며' 사는 사람들은 모두 실루엣이다. 실체를 알기에는 터무니 없이 모자라는 시간, 시간들.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우리는절반의 겉모습과 절반의 내면만 알고 갈 뿐이다. 한 순간의 기쁨과 한 순간의 슬픔. 한 순간...  
161 정이란
지희선
29
정이란  돌 탑  쌓 기 예쁜 둘  마음 모아    한  돌 한  돌  올려 놓는 조심된  손길이여    파도도 조바심치네 행여나 무너질까     (엘 카피탄 비치에서:2016년 9월)   
160 같은 지구별 안에서/시
지희선
23
당신이 잠들 때 나는 깨어 있습니다 내가 잠들 때  당신은 깨어 있습니다 하늘에 있는 해와 달처럼 우리는  하루를 절반씩 나누어 살고 있습니다 희망과 절망 사랑과 이별 눈에 보이지 않는  짝들도 함께 하루를 절반씩  나누어 살고 있습니다 당신이 잠들 때 ...  
159 새우깡에 대한 추억
지희선
34
새우깡을 보면 친구 유자가 생각난다. 안 불러본 지도 오래 되었고, 못 본 지도 아득한 벗이다. 그녀와 나는 대학 같은 과 친구로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    처음 우리가 친분을 트게 된 건, 그녀가 다가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기 때문이다. 학보사 기자 ...  
158 그네에 앉아
지희선
30
 지금 난 그네에 앉아 출렁이고 있다. 새벽 달리기 연습에 강아지 미미를 데리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눈빛이 애처로워 데리고 왔다.    단체 연습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 반대 방향으로 미미랑 가볍게 3마일만 뛰고 왔다. 일행을 만나리라 생각했지만, 서 코...  
157 카톡이 끊기면/시조
지희선
26
철커덕! 등 뒤로 철문이 닫힌다   독방에 갇힌 죄수 달팽이처럼 몸을 감는다   일력이 없는 하루하루가 고문처럼 흐른다 (카톡은 외로운 사람끼리 나누는 대화의 창구. 긴 대화를 나누다 카톡이 끊기면, 그때 다시 저마다 독방에 갇힌 죄수가 된다. 사랑의 죄...  
156 미소 하나의 행복
지희선
40
   오늘 아침, 가게로 걸어오는 출근 길에 첫번 째  환한 미소를 만났다. 자전거 가게 옆 ㄱ 자 공간에 영화 촬영 세팅을 하는지, 많은 장비와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널브러져 있는 장비로 인해 가는 길이 막혀 약간 방해를 받고 있던 와중에 ...  
155 사랑의 현주소/시조
지희선
22
성에 낀 겨울 창가에 호오 - 더운 입김 불어 기쁨이라 눌러 쓴다 다시 고쳐 슬픔이라 쓴다 눈 오고  비바람 불어 외로움이라 다시 쓴다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아닌 긴 기다림 세월은 속절없이 흐르고 오늘도 부치지 못한 주소 불명의 연서 한 장  
154 길목 우체통/시조
지희선
22
기다림, 그건 너의  또 다른 이름이었지 안타까운 기다림에  앉지도 못하는 너 오늘도 길목 서성이며  목을 빼는 기린 한 마리  
153 신호등
지희선
30
더위가 한 풀 꺾이는가 싶더니, 해도 짧아졌다.  퇴근하는 길, 어둑어둑해진 거리를 천천히 걸어 차로 향한다.  신호등 앞에 선다.  사방 열린 십자길이다.  빨간 불이 켜진다.  모든 차량이 멈춰 선다.  건너편 길 신호등은 푸른 등으로 바뀐다. 그 편에 선 ...  
152 딸아이 유아원
지희선
25
크렌샤와 윌셔길 코너에 있는 이 집. 우리 딸이 삼십 년 전에 다니던 유아원이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지하철 공사로 곧 헐리게 된다. 이 집이 헐리면 우리의 추억도 함께 헐리게 된다.   벨을 누르면, 자기 엄마가 왔나 싶어 스무 명 남짓한 아이들이 우루루...  
151 우리 예뿐이
지희선
55
우리 가게에 새 도우미가  들어왔다. 첫날부터 눈살미 있게 일을 잘 한다. 부지런히 쓸고 닦고, 치울 것 치우며 열심히 일한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하는 게 눈에 보인다. 필요한 제품이 떨어져 찾으면 틀림없이 그 자리에 꽉꽉 ...  
150 어느 가을날/시조
지희선
14
잎새가 떨어진다 바람에 거부하듯   등 배 배 등 뒤집으며 뿌리 곁으로 떨어진다   뿌리는 잎새의 본향 낙엽되어 눕는다    
149 행복한 웃음을 웃는 소녀들 2
지희선
46
정인이 이메일로 사진 두 장을 보내왔다.  행복한 웃음을 웃고 있는 소녀들의 사진이다.  한 장은, 돌계단에 홀로 앉아 오른쪽 엄지 손가락을 입에 물고 해맑게 웃는 모습이다.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 발톱에는 때가 끼여 있고, 제대로 빗질을 하지 않은 머리...  
148 새해, 첫비 오시는 날/수정
지희선
28
1월 11일 일요일. 올해 들어 첫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 오전부터 내리던 비가 오늘도 가실 듯 오실 듯하면서도 계속 내린다. 거리도 마음도 온통 오는 비에 젖는다. 오늘은 핑계김에 마라톤 연습도 가지 않고 이불 속에 폭 파묻혀 빗소리를 듣는다. 평온하다. ...  
147 8행시 - 이름으로 행시짓기 2
지희선
36
이 - 이름으로 행시를 짓는 다는 건 름 - 름 자 하나 가지고 생각을 거듭하듯 으 - 으뜸으로 생각하는 그 사람을 사모하게 합니다. 로 - 로타리 뱅뱅 돌듯 생각의 꼬리를 물고 행 - 행여나  욕 될까봐 노심초사 하는 사이 시 - 시어 하나 떠오르고 풍경 하나 ...  
146 강물같은 손
지희선
52
강물 같은 손. 거기엔 피 같은 강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강물엔 세월이 함께 흐릅니다. 소금 같은 눈물도 따라 흐릅니다. 주름살 골골이 참 많은 얘기도 지니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 있고 누군가의 뺨을 때릴 수도 있는 손. 선과 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