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이메일로 사진 두 장을 보내왔다.
행복한 웃음을 웃고 있는 소녀들의 사진이다.
한 장은, 돌계단에 홀로 앉아 오른쪽 엄지 손가락을 입에 물고 해맑게 웃는 모습이다.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 발톱에는 때가 끼여 있고, 제대로 빗질을 하지 않은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다.
하지만, 환하게 웃고 있는 소녀의 모습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보인다.
또 한 장의 사진은, 어린 남동생을 띠로 업고 환하게 웃고 있는 누나 소녀의 사진이다.
동생이 무거워도, 친구들과 고무줄 뛰기를 할 수 없어도 마냥 행복한 표정이다.
동생에게 무슨 우스운 얘기를 해줬는지 어린 남동생의 웃음도 까르르하고 들려온다.
정말 정겨운 오누이의 모습이다.
옷은 남루하고 가난에 찌든 모습이 확연하다.
그런데도 소녀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이다.
해맑게 웃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미소가 절로 떠오르고, 보는 이의 가슴에도 꽃물을 들게 한다.
행복은 현재 진행형이 없다지만, 정말 행복하면 그리고 그 행복이 가슴에 꽃물을 들이고 내적 충만한 기쁨을 지속시켜 준다면 우린 행복도 진행형으로 말할 수 있다.
행복한 웃음의 소녀 사진들을 보며 덩달아 즐겁고, 이런 사진 하나도 혼자 간직하기 아까와 함께 나누고 싶어하는 정인이 있어 행복하다.
여지껏 써본 적이 없는 말, 행복 진행형을 나도 오늘만은 쓰고 싶다.
행. 복. 하.고. 있.어.요.
사진도 보여주세요.
혼자서만 보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