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행위는 쉽다. 그러나 제대로 쓴다는 것은 여간한 글재주를 갖지 않고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글을 쓴다는 행위를 재주를 가져야만 할 수 있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 가지 복이 있다면, 훌륭한 선인들이 많다는 점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였듯 선인들의 글과 모습을 교훈 삼으면 타고난 재주가 없더라도 갈고 닦아 누구나 글재주를 가질 수 있다.
현대 사회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를 요구한다. 고등학교에서는 대입 논술, 대학교에서는 과제(레포트, 소논문 등)와 학위논문, 취업을 하기 위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등 도처에 널려 있는 것이 글쓰기의 관문이다. 그렇다 보니 서점의 서가에는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 수십 종 꽂혀 있다. 대부분 대학교재로 글쓰기의 기술적인 면을 강조한 교범(Field Manual)과 같다. 글쓰기의 기법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기술적인 글쓰기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어떤 행위라고 하는 것이 수레바퀴처럼 양축이 어우러져야 제대로 굴러간다. 곧 그간의 글쓰기 책들이 기술적인 면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글을 쓰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하고 글을 쓴다고 하면 무엇을 써야하는지를 알아야 할 때다. 그 답을 다산과 연암은 물론 여러 선현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여기 소개하는 책,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가 바로 그 길잡이를 하는 책이다. 그간에 다산과 연암에 관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와 있다. 그만큼 두 인물이 우리 역사에 제대로 된 글꾼임을 방증한다. 이 책에서는 글을 쓰는 과정을 크게 전-중-후로 나누어 전 단계에서는 먼저 마음가짐이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이어 사물(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독서의 중요성, 생각이 익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런 연후에 비로소 글을 쓰고, 글을 쓴 후에는 그것으로 털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것만큼 다듬는 것 또한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역설하고 있다. 37계로 나누어 글쓰기의 과정을 설명한 이 책은 고전을 끌어와 이야기함으로써 고전에 담긴 사상의 깊이와 심오한 뜻을 친근하게 한다.
이 책의 체제는 논(論)과 해(解), 부(附) 크게 3부로 되어 있다. 논은 고전에서 배우는 읽고 쓰는 즐거움 37계에 대한 설명이며, 해는 논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부연과 보충이다. 부는 글쓰기와 글읽기에서 알아야 할 것, 지켜야 할 것을 이야기하고, 아울러 참고할 만한 글쓰기 책들을 소개하였다.
이 책은 글쓰기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글을 쓰고 싶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아울러 고전을 이끌어옴으로써 고루하기만 한 것으로 치부하는 편견을 무너트리면서 고전 읽기와 감상의 즐거움을 함께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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