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버려두고
'진짜 엄마'를 찾아
욕지도로 따라나선 날
그 날도
하늘은 푸르렀고
뱃길은 선명했다.
'진짜 엄마'가 욕지도에 있다고
농담한 옆집 할머니
나는 그 말이 진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엄마는 어쩌자고 뱃길을 따라와
어린 나를 그리움에 울렸을까
뱃길을 따라온 엄마 얼굴이
구름 사이에서 빙빙 돌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욕지도 가시내가 되어있을 나.
돌아온 다섯 살 딸아이가
여든 셋 엄마의 임종을 지킬 줄이야.
올해는 엄마 없이 설날을 맞은 첫 해,
내 나이 다섯 살 때의 한 소묘가
새삼 그리운 것은
그런 추억조차 나눌 엄마가 이제는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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