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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요를 짓는 마음

  ■ 마음 문을 두드리는 노래

       < 돌아오는 길 >
      싸움하고 동무와 돌아오는 길
      갈림길에 와서도 그저 헤어진다.
      언덕 위에 올라가다 돌아다봤더니,
      그 동무도 가만히 뒤돌아본다.

  여기 두 동무가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이름은 인호라고 해도 좋습니다.
  또 한 사람의 이름은 명수라고 해도 좋습니다.
  이 두 동무는 같은 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학교는 좀 사이가 뜹니다.
  그래서 인호가 먼저 아침을 먹으면 명수를 찾아가고,
  명수가 먼저 조반을 먹으면 인호를 찾아가고,
  이렇게 늘 함께 학교에 갔고, 또 학교에서 돌아올 때에도 언제나 함께 돌아오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 두 동무가 학교에서 변변치 않은 일로 다투었습니다.
  시간이 끝나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서로 웃고 지껄이며 돌아올 텐데, 오늘은 싸움을 했으니까,
  두 사람 사이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갈림길에 왔습니다.
  - 그럼, 내일 또 만나자, 안녕.
  - 안녕.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헤어지는 곳까지 왔으나, 오늘만은 서로 아무 말 없이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인호는 왼편으로, 명수는 오른편으로 각각 헤어져 돌아갑니다.
  인호의 집은 언덕 위에 있습니다.
  인호는 언덕길로 올라가다가 가만히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인호는 왜 뒤를 돌아보았을까요?
  명수는 왜 뒤를 돌아보았을까요?

  인호와 명수가 서로 얼굴이 마주쳤을 때의 느낌은 어떠했을까요?
  - 왜, 우리는 쓸데없는 일에 싸웠을까?
  싸웠으면 왜 곧 다시 손목을 잡고 내가 잘못했다, 용서해라 하지 못했을까?
  이 두 동무는 오늘 밤, 자기 전에 일기에 오늘 있은 일을 쓸 테지요.
  - 내일 아침엔 내가 먼저 명수를 찾아가겠다.
  - 내일 아침엔 내가 먼저 잘못했다고 인호에게 말해야겠다.
  서로 이렇게 쓸 테지요.

  그럼, 이제 다시 한 번 이 노래를 읽어봅시다.

      싸움하고 동무와 돌아오는 길
      갈림길에 와서도 그저 헤어진다.
      언덕 위에 올라가다 돌아다봤더니,
      그 동무도 가만히 뒤돌아본다.

  이 노래에는 두 동무의 마음이 직접으로는 조금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노래를 조용히 읽어보면 노래 속에는 그런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흔히 노래를 쓰려면,
  - 고향이 그리워서 눈물납니다.
  - 나는 슬픕니다.
하고, 까닭 없이 울어 버리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노래를 읽으면, 마치 서투른 연극을 보는 것같이 우스꽝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면 어떤 노래가 좋은 노래이며 값있는 노래일까요?
  우리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노래!
  밤중에 누가 와서 문을 막 두드리면 여러분은 자다가도 깜짝 놀라 깨어나지 않습니까?
  이처럼 한 마디의 노래가 우리의 마음의 문을 두드려, 우리의 마음을 한없이 기쁘게 할 때, 또 우리의 마음이 끝없이, 끝없이 맑고 아름다워지게 할 때, 거칠고 차디찬 마음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해 줄 때 그 노래는 정말 좋은 노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노래는 어떤 기계를 만들 듯이 구슬을 꿰듯이, 그저 아무 생각도 없이 붓을 들고 앉아, 이런 저런 말을 가져다 늘어놓으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날마다 우리의 생활에서 눈여겨보고 귀담아 듣고, 뼈아프게 느껴질 때, 곧 이런 느낌이 우리의 마음의 문을 두드릴 때, 우리는 그 느낌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나타내면 그 느낌은 다시 읽는 사람에게도 같은 느낌을 줄 것입니다.
  뒤돌아보는 노래에는 이런 노래도 있습니다.

      < 팽 이>
      한길에서 꼬마가
      팽이 돌렸다.

      뱅글뱅글 재미나게
      팽이 돌렸다.

      차 몰고 지나가던
      유엔군 아저씨

      지프차 멈추고
      한참을 보다가

      “꼬마, 꼬마 오케이!”
      칭찬하셨다.

      가다가 돌아보며
      마주 웃었다.

  또 다른 뜻으로 돌아보는 노래에 이런 노래도 있습니다.

      < 옥수수 >
      남의 집 옥수수 밭에 가만히 들어가 옥수수 한 이삭 몰래 따가지고 뒤돌아보며 가는 아이를 나는 보았다.

  위의 두 노래는 각각 어떤 것을 노래했겠습니까?
  싸움을 하고 뒤돌아보는 마음, 팽이 돌리는 아이를 뒤돌아보는 마음, 그리고 옥수수를 훔쳐 가지고 달아나며 뒤돌아보는 마음들,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은 노래를 지을 수 있겠습니까?
  우선 좋은 노래를 많이 읽어 좋은 마음을 길러야 하겠고, 좋은 마음을 잘 나타내기 위하여, 많은 노래를 자기가 지어 보아야 하겠습니다.


  2. 동시를 읽는 마음

  앞에서, 우리는 마음을 두드리는 것을 느껴야 하고, 또 그 느낌을 좋은 마음에 담았다가 글로 나타내면 좋은 동요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읽을 적이면 언제나 다 그러하지만, 동요나 동시를 읽을 적에는 특히 바르고 깨끗한 마음의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이런 예쁜 마음씨가 우리에게 있을 적에, 남이 지은 동요나 동시를 읽으며 느끼는 바가 커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좋은 마음씨를 가지고 다음의 동시를 읽고 그 감상을 종이에 적어 봅시다.

      < 새 해 >
      새해가 온다.
      맞으러 가자.
      꼬까옷 갈아입고
      때때신 신고

      새해는 우리들의
      나이를 싣고,
      새해는 우리들의
      기쁨을 싣고

      새해가 온다.
      맞으러 가자.
      모두 다 즐거운
      새해를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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