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애들하고 일을 하다보니, 선물도 앙증스럽다.
아침에 라커룸을 여니, 조그만 카드가 나를 빼꼼히 쳐다 본다. 
그 속엔 큐피트 화살을 든 타투 스티커가 들어 있었다. 
누가 보낸 거지?
처음엔 다른 라커룸에 들어갈 게 잘못 들어 왔나 싶어 요리조리 돌려 봤다.
그런데 분명 "To Sunny 라고 내 이름이 적혀 있다. 
보낸 이는 캐롤라인. 
20대 한국 아가씨로 여기서 태어나, 한국말보다 영어가 더 편한 아가씨다. 
과묵한 성품이라, 겉으로 보기엔 그다지 살갑게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발렌타인스 데이 선물로 제 마음을 표시해 주었다. 
평소에, 훨씬 더 정 주고 받는 친구들도 무심히 지나갔건만 캐롤라인이 나를 생각해 주다니!
나는 얼른 라커룸을 나가 캐롤라인을 찾았다.
그런데 오늘따라, 빨리 퇴근하고 없단다.
클래스가 있었나? 
빅 허그를 해 주고 싶었는데 아쉽다. 
요즘 들어, 며칠 째 감기로 고생하길래 몇 마디 따뜻한 얘기를 건네 줬을 뿐인데 그것이 고마웠나. 
난 앙증스런 카드를 열어 그 속에 들어있는 스티커를 꺼냈다.  
물에 적셔 손등에 꾹 눌러 붙였다.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백옥같이 하얀 손등이었으면 오죽 좋을까.
인생의 연륜이 고스란히 기록된 손등에 붙여 보니 별로 태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본인이 없어도 고마운 마음을 기억하며 붙여 보았다.
빙 둘러가며 손등에 붙인 타투를 보여줬더니, 입 서비스 잘 하기로 소문난 미국 친구들이 
"Wow! So cute!" 하며 너도 나도 한 마디 한다. 
이렇게 해서, 또 한 번 함박 웃음을 날리며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일, 캐롤라인이 오면 Big Hug를 해 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