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님 드디어 운명하시다. 향년 92세.

올림픽가에 있는 알콧 양로병원에서 새벽 네 시 8분. 

길고 긴 여정이었다.   고른 숨소리에 평안하게 가신 게 유일한 기쁨이다.

상실의 슬픔은 크나 임종의 복을 누리고 가셨으니, 살아 생전의 모든 고생을 다 보상받고 간 셈이다.

이 년 전에 떠난 우리 어머니 만나 유다른 자매애를 다시 나누시겠지.

"아~들 다 잘 있다"고 안부나 전해주시라며 명복을 빌었다.

사촌 동생 순권이랑 밤새도록 임종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나의 복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골짜기에 퍼붓던 눈도 그치듯, 우리의 슬픔도 희미해지다가 언젠가 끝나는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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