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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 시편 / 김호길

조각달

 

옛날 옛적 고향 우물물

담아 마신 바가지.

내가 그걸 잊을까봐

동녘 하늘에 띄웠나.

이제는 하늘 호수 물

실컷 마시라 하네.

 

■■ 우주의 먼 모래알 <1 변주>

 

글로벌 집시처럼

국제선 조종사로

 

떠도는 게 안쓰러워

서천에다 띄웠을까

 

가슴에

큰 하늘 담던

고향집 우물의 쪽박

 

우주의 모래알이

사막의 별로 끓는

 

장거리 비행 중에

그 달이 글썽대면

 

겁 없이

창 하나 열고

은하수라도 떠 마실까

 

■■ 우주의 먼 모래알 <2 변주>

 

글로벌 집시처럼

국제선 조종사로

 

떠도는 게 안쓰러워

서천에다 띄웠을까

 

가슴에

큰 하늘 담던

고향집 우물의 쪽박

 

우주의 먼 모래알로

사막의 별들이 끓는

 

장거리 비행 중에

그 달이 글썽대면

 

겁 없이

창 하나 열고

은하수라도 떠 마실까

 

핏줄 같은 항로가

몸속에서 꿈틀대면

 

식지 않는 불꽃으로

허공 멀리 시동 걸고

 

우주를 호흡하듯이

조종간을 잡는 건가

 

■■ 우주의 먼 모래알 <3 변주>

 

국제선 조종으로

글로벌 집시처럼

 

떠도는 게 안쓰러워

큰 하늘 가슴에 담던

 

고향집

우물 조롱박을

서녘 길목에다 띄운 건가

 

우주의 먼 모래알로

별 끓는 하늘 사막

 

장거리 비행 중에

그 달이 글썽대면

 

겁 없이

창 하나 열고

은하수라도 떠 마실까

 

핏줄 같은 항로가

몸속에서 꿈틀대면

 

식지 않는 불꽃으로

허공 멀리 시동 걸고

 

우주를 호흡하듯이

조종간을 잡는 건가

 

■■ 우주의 먼 모래알 <4 변주>

 

밤낮없이 집 비우고 하늘만을 딛느라

싱그러운 흙냄새를 느긋이 마셔가며

맨발로 지구 밟아본 지

언제쯤이었을까

 

집시 같은 조종사로 떠도는 게 안쓰러워

큰 하늘 가슴에 담던 고향집 우물 바가지를

서녘의 지치고 고된 길목에다 띄운 건가

 

우주의 먼 모래알로 별 끓는 하늘 사막

장거리 비행 중에 그 달이 글썽대면

겁 없이

창 하나 열고

은하수라도 떠 마실까

핏줄 같은 항로들이 몸속에서 꿈틀대면

식지 않는 불꽃으로 허공 멀리 시동 걸고

우주를 심호흡하듯

조종간을 멀리 잡는가

 

■■ 우주의 먼 모래알 <5 변주>

천형의 역마살로 하늘만 내딛기에

싱그러운 흙냄새를 맨발로 밟아가며

지구를 마셔보는 것이

언제 적 갈증이었을까

 

집시 같은 조종사로 떠도는 게 안쓰러워

가슴에 큰 하늘 담던 고향집 우물 바가지를

서녘의 지치고 고된

길목에다 띄운 건가

 

우주의 먼 모래알로 별 끓는 하늘 사막

장거리 비행 중에 그 달이 글썽대면

겁 없이 창 하나 열고

은하수라도 떠 마실까

 

핏줄 같은 항로들이 몸속에서 꿈틀대면

식지 않는 불꽃 피워 허공 멀리 시동 걸고

우주를 심호흡하듯

푸르게 잡는 조종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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