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5(화) 맑다가 흐림

주중엔 비가 올 거라 예보하더니, 날씨가 벌써 흐리다.

어젯밤엔 잠을 좀 설쳤다. 맥도날드에 갔다와서 먹은 걸 다 토하고 어실어실 한기가 들어 자리에 누었다.

자다가 말다가 아침 늦게 일어났다.

K로부터 전화가 들어와 있었다.

가슴 철렁한 소리. "이제는 더 이상 못 살겠다고."

무슨 소리? 나는 둘이서 금실좋게 잘 사는 줄 알았는데...

'감정은 변하는 거'라고 그래서 밉다가도 좋고, 좋다가도 밉는 게 남편이라고 달랬다.

그래도 이번에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한다.

지금은 위로가 필요한 시간. 바로 그녀의 집으로 달려갔다.

제3자가 들어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다.

문제가 생기면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 이마를 맞대야지 둘이서 싸울 일은 아니지 않는가.

우리도 몇 고비 넘기고 여기까지 왔노라고 이야기 했다.

결론은 두 사람이 내릴 문제지만, 헤어지는 것보다는 어지간 하면 함께 사는 게 좋다.

특히 이민사회에서는 사랑보다 필요에 의해서 참고 사는 경우가 더 많다.

처음에는 나도 사랑 지상주의였지만, 사랑? 역시 변하는 거라는 걸 인정하고 나니까 사랑에 그렇게 목맬 일도 없었다.

그래도 희망은  '감정은 변하는 거'라는 것. 변하는 감정에 오히려 희망을 한번 걸어보는 거다.

땅을 밟고 하는 사랑은 흙이 묻는다던가? 그래서 인간은 아스팔트를 깔았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오늘 저녁에 둘이 이야기가 잘 되었으면 한다.

다시 심기일전하여 살기로 했다며  밝은 전화를 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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