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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펑펑 나리는 밤
가로등은
조을 듯 조을 듯
눈을 비비고
우리는 백석을 이야기 하며
그의 연인 나타샤를 그리워 했다.

 

날리는 눈발 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던 뒷모습은
가버린 젊음인가. 연인인가.
함박눈 사이로 가끔
가벼운 한숨소리도 들렸다.

 

창 밖엔
함박눈이 밤새 나리고
우리는 호박등 되어
말없이 밤을 지키고 섰다.
누군가 마차를 타고
올 것만 같아, 올 것만 같아......


- 백석을 위한 문학 산장의 밤 -
(사진:최문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