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 |
사랑의 현주소/시조
|
지희선 |
556 |
성에 낀 겨울 창가에 호오 - 더운 입김 불어 기쁨이라 눌러 쓴다 다시 고쳐 슬픔이라 쓴다 눈 오고 비바람 불어 외로움이라 다시 쓴다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아닌 긴 기다림 세월은 속절없이 흐르고 오늘도 부치지 못한 주소 불명의 연서 한 장
|
178 |
카톡이 끊기면/시조
|
지희선 |
556 |
철커덕! 등 뒤로 철문이 닫힌다 독방에 갇힌 죄수 달팽이처럼 몸을 감는다 일력이 없는 하루하루가 고문처럼 흐른다 (카톡은 외로운 사람끼리 나누는 대화의 창구. 긴 대화를 나누다 카톡이 끊기면, 그때 다시 저마다 독방에 갇힌 죄수가 된다. 사랑의 죄...
|
177 |
첫 영성체 미사
2
|
지희선 |
557 |
아름다운 미사였다. 아이들의 '첫영성체 미사'는 오늘도 날 눈물지게 했다. 일 년간 성경공부를 한 뒤, 여덟 살이 되어야만 받는 첫영성체. 드디어, 생애 처음 주님을 모시는 날이다. 지난 일 년간, 수녀님과 함께 성경 공부를 한 아이들이 자신을 주님께 ...
|
176 |
다시 뵙는 어머니
|
지희선 |
559 |
1월 18일 일요일 낮 열 두 시, 대한 장의사. 다시 어머니를 뵈었다. 친구 아버님 연도 바치러 왔다가 뵙는 길이다. 도심 속에 누워 있는 어머니. 눈은 감으셨지만, 가슴으로 지상의 소리를 듣고 계신다. 삶의 외로움을 달래주던 소리, 저벅이는 발자욱 소리...
|
175 |
|
아비정전
|
서경 |
562 |
책 리뷰를 하다, <아비정전>에 눈이 머물렀다. 책 표지와 함께 짧게 뽑아 놓은 명문장 때문이었다. 한 사람에겐 '순간'이, 다른 사람에겐 '영원'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굵은 밑줄을 긋고 싶었다. - 순간이란 정말 짧은 시간인 줄 알았는데 때로는 ...
|
174 |
8행시 - 이름으로 행시짓기
2
|
지희선 |
564 |
이 - 이름으로 행시를 짓는 다는 건 름 - 름 자 하나 가지고 생각을 거듭하듯 으 - 으뜸으로 생각하는 그 사람을 사모하게 합니다. 로 - 로타리 뱅뱅 돌듯 생각의 꼬리를 물고 행 - 행여나 욕 될까봐 노심초사 하는 사이 시 - 시어 하나 떠오르고 풍경 하나 ...
|
173 |
이름으로 시조 짓기 - 지 희 선 1,2,3
|
지희선 |
565 |
지 - 지독히도 추웠다는 섣달 스무 여드렛날 희 - 희나리 매운연기 속 군불 때던 외할머니 선 - 선아야, 딸이라도 괘안타 섭한 엄마 다독였지 지 - 지금도 발꿈치에 도장처럼 남은 흉터 희 - 희미한 기억 속에 생생한 사랑이여...
|
172 |
딸의 생일 소묘
|
지희선 |
566 |
1월 24일 토요일. 오늘은 딸의 서른 네번 째 생일이다. 회사로 꽃을 보냈다. 딸은 꽃을 받는 즉시, "너무나 예뿌네!" 하는 한글 멘트와 함께 꽃사진을 보내왔다. 해마다 딸아이 생일엔 꽃을 보내준다. 그리고 이왕이면 오랫동안 보고 즐기게 하고 싶어 난...
|
171 |
꿈 속의 그이/수정
|
서경 |
567 |
꿈 속의 그는 젊었다. 서른 여섯의 나이. 탄탄한 근육질의 몸에 자신감 있는 얼굴. 호기심으로 빛나는 눈동자에는 그 날 그대로의 장난기가 머물고 입가엔 즐거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메리놀병원에서 내려오는 영주동 언덕배기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굽...
|
170 |
강물같은 손
|
지희선 |
568 |
강물 같은 손. 거기엔 피 같은 강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강물엔 세월이 함께 흐릅니다. 소금 같은 눈물도 따라 흐릅니다. 주름살 골골이 참 많은 얘기도 지니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 있고 누군가의 뺨을 때릴 수도 있는 손. 선과 악...
|
169 |
딸아이 유아원
|
지희선 |
568 |
크렌샤와 윌셔길 코너에 있는 이 집. 우리 딸이 삼십 년 전에 다니던 유아원이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지하철 공사로 곧 헐리게 된다. 이 집이 헐리면 우리의 추억도 함께 헐리게 된다. 벨을 누르면, 자기 엄마가 왔나 싶어 스무 명 남짓한 아이들이 우루루...
|
168 |
미소 하나의 행복
|
지희선 |
568 |
오늘 아침, 가게로 걸어오는 출근 길에 첫번 째 환한 미소를 만났다. 자전거 가게 옆 ㄱ 자 공간에 영화 촬영 세팅을 하는지, 많은 장비와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널브러져 있는 장비로 인해 가는 길이 막혀 약간 방해를 받고 있던 와중에 ...
|
167 |
일요 새벽 달리기
|
서경 |
568 |
애나하임으로 이사 오자마자, 포레스트 러너스 클럽에 가입했다. 연습 장소는 부에나 팍의 Clack Park. 집에서 프리웨이로 달려 약 15분 거리다. 회원은 거의 100명에 가깝지만 나오는 사람들은 4-50명 정도다. 주 연습 시간은 토요일 오전 5시 30분과 초보...
|
166 |
|
나무 그림자
|
서경 |
575 |
천지가홍엽일 때도그는 도무지 색깔을 알지 못한다탐하지도 않는다 화선지 위로 퍼지는무채색 사유수묵화 한 점이다 오랜 세월이 색채를거두어 가 버린빛 바랜 마을 올 수도 갈 수도 없는 그 아름다운 풍경만을기억하는 것이다
|
165 |
|
포토 시 - 바람이 분다
|
서경 |
576 |
바람이 분다 마른 잎 구르고 머리카락 날린다 기분이 좋다 그 것 뿐 . . . . . . ..
|
164 |
월요일에 있었던 일
|
지희선 |
577 |
1월12일 월요일 오후 네 시경, 학교 등록 관계로 김 목사님과 만나 일을 봤다. 여러가지로 많이 도와주신 분이라 식사라도 대접할까 했는데 차만 한 잔 마시고 가잔다. 알고 보니, 여섯시 삼십분부터 교육원에서 글마루 모임이 있다고. 그동안 시간이 맞지 ...
|
163 |
|
포토 시 - 별 소녀
|
서경 |
577 |
너는 나의 별 소녀별나라에서 온 공주 오늘은 별밭에 앉아네 별을 찾는 거냐 작지만가장 빛나는 별그 별 하나 품거라 (사진 제공 : 제이드)
|
162 |
|
포토 시 - 바닷가 새벽 풍경
|
서경 |
577 |
황금빛 새벽 노을 파도 깨워 여는 아침 팜트린 키를 세워 하늘 문 두드리고 접었다 다시 펴는 꿈 물보라로 치솟네 (사진 : 제인 박)
|
161 |
|
포토 시 - 마른 잎
|
서경 |
579 |
바싹 마른 나뭇잎바람따라 구르다 ......부스러진다 수분 없는 삶 우리 인생도눈물 빠지면마른 잎될.....까.
|
160 |
몬테벨로 골프 연습장에서/수정
2
|
지희선 |
580 |
월요일 오전 열 시. 골프 레슨 시간이다. 원래는 골프에 대한 흥미도 없거니와 시간이 따라주지 않아 골프 칠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살아왔다. 주 6일 풀타임 일을 하는 데다가, 주일이면 성당에서 주보 편집과 성가대 대원으로 봉사하던 터라 한가롭게 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