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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빈 방 있습니까? file
서경
1432
“빈 방 있습니까?” 만삭이 다 된 아내를 곁에 둔 요셉의 물음은 너무나 절박했다. 이미 수차례 거절을 당한 처지였기에 마음은 더욱 다급하기만 했다. “빈 방 있습니까?” 그는 문을 두드리며 안타까이 물었으나 여관마다 초만원이라 방을 구할 수가 없었다. ...  
218 겨울 바다 file
서경
1448
사계절 뒤에 ‘바다’를 붙여보면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이 된다. 봄 바다, 여름 바다, 가을 바다, 겨울 바다. 하루 중 어느 한 때를 택해서 그 이름 뒤에다 ‘바다’를 붙여 봐도 옛 친구의 이름만큼이나 정답고 예쁜 이름이 된다. 새벽 바다, 밤바다....... 나는...  
217 구리 풍경 file
서경
1330
요즈음 나의 하루는, 처마 끝에 달린 ‘구리 풍경’과 함께 아침을 열고 저녁을 닫는다. 유타주에 있는 구리산에 들렸다가 여행 기념으로 사 온 풍경인데 단돈 사십 불에 산 놈 치고는 제 값 이상이다. 방안을 기웃대며 사랑의 교신을 보내오면 마음을 빼앗기지...  
216 수필로 쓴 수필론 file
서경
1287
수필이 문학이기 위해서는 허구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그건 담백한 장국에 미원을 치는 소리다. 나는 수필을 문학의 변방에 보낼지언정, 장국에 미원을 칠 생각은 없다. 일본 열도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수필, ‘우동 한 그릇’이 나중에야 허구...  
215 새벽 전람회 file
서경
1394
새소리에 잠을 깼다. 창으로 들어오는 여명의 빛살을 바라보며 침대에 나를 그대로 버려둔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많이 먹는다고 한들 나와는 잠시 먼 얘기가 된다. 적어도 이 해 뜰 무렵의 한 시간, 새벽 여섯 시부터 일곱 시까지는 나만의 시간이다. 늘 바...  
214 눈물은 성수입니다 file
서경
1484
오늘은 싱글엄마들의 성경 모임인 ‘임마누엘’ 소구역 모임이 있는 날이다. 사별을 한 사람, 이혼으로 생이별 한 사람, 외국인과 결혼해 ‘또 하나의 고독’에 절인 사람들이 모여 함께 울고 웃으며 나눔의 시간을 갖는 모임이다. 저마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  
213 인물 타령 file
서경
1298
"사람은 속을 봐야지, 겉을 보면 못쓰느니라." 이 말은 누누히 들어왔고, 익히 알고 있는 말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의 됨됨이를 따지기 전에 외양부터 훑어보는 습성이 있다. 특히, 못 생긴 사람일수록 인물을 더 따진다고 한다. 그 대표적...  
212 꿈의 소궁전 file
서경
1354
새 집 키를 받아가라는 전화를 받고, LA에서 100마일이나 떨어진 실버 레이크 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첫 눈에 반한 뒤, 에스크로가 끝날 때까지 두 달 동안 설레며 기다려온 집이다. 첫눈 오는 날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 해도 이토록 설레지는 않을 것 같다....  
211 틀니 file
서경
1294
'지혜의 발자취'에서 재미난 글을 발견했다. 짧은 글이지만, 유우머 감각과 암시성을 지닌 듯하여 여기에 소개해 본다. - 아주 나이가 많은 한 수녀가 원장으로부터 수련 수녀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영성에 대해 훈화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노수녀는 수련 수...  
210 깨진 바가지 file
서경
1569
휴가 중이라 밥 짓기도 좀 게으름을 피우고 싶었다. 하지만, 출근해야 하는 식구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선잠을 털고 일어났다. 비몽사몽간에 쌀을 씻으려고 수돗물을 틀었다. 그런데 바가지에 물이 채 차지도 않았는데 왼손 바닥으로 자꾸만 물이 흘러내렸다. ...  
209 아름다운 불화 file
서경
2145
- 태양과 비가 서로 다투고 있었다. 그들은 둘다 같은 시간에 하늘에 있고 싶었다. 누구도 고집을 꺾지 않았으므로, 비가 쏟아지면서 햇빛 또한 쨍쨍 내리쬐었다. 그 덕분에 하늘에는 아름다운 무지개가 걸렸다. 햇빛과 프리즘 역할을 한 수정 빗방울들이 만...  
208 레이디의 새끼 사랑 file
서경
2177
더위가 화씨 100도를 넘나드는 이 곳 캘리포니아 리틀락. 우리 집 레이디(져먼 쉐퍼드)가 여덟 마리나 되는 새끼를 낳았다. 에미 젖을 빨며 꼬무락거리고 있는 새끼들이 너무나 귀여워 자꾸만 들여다 보게 된다. 그런데 다음 날, 이 놈들이 어떻게 지내나 싶...  
207 달빛 사랑 file
서경
2284
달이 따라오고 있었다. 비에 씻기운 듯 맑고 밝은 달이었다. 달빛 아래 잠든 산마을 집들은 부드러운 형광 빛에 싸여 신비롭게 보였다. ‘오늘이 보름인가?‘ 혼자말처럼 뱉았다. 묵묵히 운전을 하고 가던 남편이 그럴거라며 짧게 받았다. 언제나 단답식으로 말...  
206 전화 한 통의 의미 file
서경
1769
'생명의 전화' 제 10기 수강생을 뽑는다는 기사를 보다가, 문득 오래 전 일이 생각났다. 우연히 건 한 통의 전화가 친구의 생명을 살리게 된 사연이다. 1983년 봄쯤으로 기억된다. 이민 짐을 싸기 위해 물건을 정리하다가 해묵은 수첩을 발견했다. 거기엔, 이...  
205 빗 속에 울리던 북소리 file
서경
2088
빗속에 울리던 북소리 지 희선 베벌리 힐스의 로데오 거리가 때아닌 인파로 북적댄다. 웬일인가 했더니, 태풍을 피해온 플로리다 사람들 때문이라고 했다. 나라가 크다 보니 동부에서 태풍이 불면 서부로 옮겨오고, 서부에서 지진이 나면 놀라서 동부로 이사...  
204 학부모 모임과 미스 켈리 file
서경
2663
바쁜 딸을 대신해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외손녀의 '첫 학부모 모임'에 참석했다. 모임 장소인 도서실로 들어서니, 담임인 미스 켈리가 생글생글 웃으며 반갑게 맞이해 준다. 개학 첫날, 긴 머리를 한 갈래로 단정하게 땋아왔던 그녀는 어느 새 상큼하게 자...  
203 기다리는 사람들 file
서경
2197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들의 생활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집행 날짜를 아는 사람들이 그렇게 담담할 수가 없었다. 그건 체념이 아니라, 초월이라는 표현이 어울렸다. 그들은 먹을 것 먹고, 운동할 것 운동...  
202 배터리가 다 된 줄 어떻게 아는가? file
서경
1722
일을 끝내고 옥상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멀리 차가 보이자, 나는 습관적으로 알람키를 눌렀다. 그런데 차도 알람키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웬일인가 싶어 의아해 하면서 계속 알람키를 누르며 차 가까이 갔다. 힘을 주며 눌러 봤으나 소용...  
201 서른 세 개의 추모석과 서른 두 개의 하얀 풍선 file
서경
1915
올해도 어김없이 교내 총격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죽인 이나 죽은 이나 너무도 가슴 아픈 일이다. 총기규제도 필요하지만, 우선 마음의 병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 나에 대한 성찰과 너에 대한 배려만 있다면 쉬이 '우리'가 되련만. 정녕 '우리'가 되어 함...  
200 엄마의 채마밭 file
서경
2198
어머니가 사시는 노인 아파트에는 자그마한 채마밭이 있다. 칸칸이 나누어진 채마밭은 주인의 개성에 따라 꾸밈새가 다르고 심은 채소 종류도 조금씩 다르다. 어머니는 고추, 상추, 깻잎, 부추, 쑥갓, 오이, 호박 등을 주로 심으셨다. 다 한국산이다. 땅만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