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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다까시의 <<만리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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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352 |
산타클라리타 쯤 왔을 때 기차 안내방송이 나왔다. 앞 기차에 문제가 있어 더 갈 수가 없다며 곧 버스로 모든 기차역으로 모셔드리겠다 한다. 사람들은 무슨 일인가 의아해 하면서도 웅성거리거나 시끄럽게 소리치지 않았다. 어련히 알아서 해주랴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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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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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793 |
겨울빈가 했는데, 봄을 부르는 봄비였나 보다. 죽은 듯이 서 있던 겨울나무에도 물이 오르고 가지 끝마다 봉긋봉긋 꽃망울이 맺혔다. 봄비에 씻긴 하얀 알몬드꽃도 벗꽃처럼 화사하다. 야생화인들 빠질 손가, 앞 다투어 피어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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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문) 의사 같은 작가/이원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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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308 |
의사 같은 작가/이원택 의사 같은 작가 . 제목이 너무 거창한 거 같죠? 사실, 제가 이런 논술 제목 같은 얘기는 좀 약해서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여담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달에 있었던 재미수필 문학가협회 출판기념회 때였습니다. 이원택 선생님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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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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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603 |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처럼 한 장 두 장 떨어져 나가더니 드디어 마지막 잎새인 양 한 장의 달력만 남았다. 마음도 스산하고 날씨도 스산해진 연말이다. 이러한 때, 크리스마스라도 끼어있는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잊고 지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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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수필은......(아포리즘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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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310 |
<소재면> 내게 있어 수필은 '숨은 그림 찾기'이다. 자연이나 사물을 눈 여겨 보노라면 어느 새 숨겨져 있던 아름다움이 동그마니 눈 뜨고 말을 걸어온다. 아름다움이란, 기실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어지는 것'이 아니던가. 어느 시인의 말처럼 올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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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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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780 |
딸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거의 한 달 만이다. 손녀 학군 때문에 엘 에이 카운티에서 오렌지 카운티로 이사를 한 뒤로는 만나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다 오늘 모처럼 시간을 내어 만나니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손녀도 안 보는 사이에 부쩍 의젓해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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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영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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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312 |
딸의 한국 이름은 박동미다. 동녘 ‘東'에 아름다울 ‘美’로 몸도 마음도 동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자라주기를 바라는 염원을 닮아 고심 끝에 지어준 이름이다. 세 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딸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영어 이름을 지어달라고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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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국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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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174 |
콩국수 초대 노동절 연휴를 맞이하여 콩국수를 해 주겠다는 초대를 받고 집을 나섰다. 며칠째 불볕더위에 시달린 터라 콩국수 초대란 말만 들어도 절반의 더위는 가신 듯했다. 살림솜씨 맵고 음식 잘한다는 칭송을 듣고 있는 둘째 동서는 같은 여자가 봐도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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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받고 싶은 사람에게(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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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763 |
오빠! 이 세상에서 용서를 빌어야 할 단 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오빠랍니다. 아마 오빠는 무슨 소리냐며 펄쩍 뛰시겠죠. 하지만 나는 오빠에게 너무나 많은 마음의 죄를 지었답니다. 오빠의 영혼이나마 이 글을 읽어주길 바래요. 오빠! 오빠가 모범생에서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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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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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261 |
행복의 %는 욕망 분의 충족 곱하기 100이라고 한다. 결국 행복해지려면 욕망을 줄이든지 충족도를 높여가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물론, 욕망과 충족을 동시에 키워나간다면 더 바랄 나위 없겠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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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갖고 싶은 것 - 사랑, 그 황홀한 유혹(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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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777 |
어제는 금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햇빛이 쨍쨍하다. 철망 담을 따라 피어있는 색색의 장미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길가 올리브 가로수는 그 푸르름으로 더욱 의연해 보인다. 가끔은 잊은 저를 기억해 달라는 듯 “꼬끼오!“ 하고 장닭이 외쳐대고 덩달아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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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하느님의 선물’/ 독서 지도사 봄 학기를 마치며(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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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585 |
‘우연’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리고 그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독서 지도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참으로 ‘우연’한 일로 시작되었습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안부 전화를 해 주던 문우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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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올리는 연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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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211 |
아버지! 삼라만상은 잠이 들고, 지금 눈 뜨고 있는 것은 오직 별님과 달님, 그리고 당신께 연서를 쓰려는 저 뿐이옵니다. 아버지! 기억하세요? 최초로 절 아버님 곁으로 불러주셨던 때를요. 그 날 저는 단발머리를 날리며 우리 집 앞에서 친구들이랑 고무줄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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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에 관한 단상 (발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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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189 |
1. 아동 문학은 동심에 호소하는 문학이다. 아동문학은 인간 본성을 일깨워주는 문학으로서 동심에 호소하는 문학이다. 따라서, 독자의 대상도 아이나 어른 관계없이 온 인류로 확장되어야 한다. 어린이는 그 자체가 동심의 소유자요, 어른에게 있어 아동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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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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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3522 |
많고 많은 과일 중에 사과만큼 인간 삶을 지배하고 희롱한 과일이 있을까. 흔히들 인간은 네 개의 사과를 가지고 산다고 한다. ‘아담’, ‘파리스’, ‘윌리암 텔’, ‘뉴턴’의 이름과 함께 등장하는 네 개의 사과다. ‘아담의 사과’는 ‘인간과 종교’를, ‘파리스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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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영전에... (4/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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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065 |
절벽 같은 죽음 앞에 서서 싸늘한 석문 붙들고 아무리 불러 호곡한들 내 소리 네가 들으랴 네 소리 내가 들으랴 천 년 만 년 살아 주리라 믿었던 어머니! 이제 여든 셋에 멈추어버린 어머니의 봄날은 정녕 어디 가서 찾아야 합니까? 언젠가는 오리라 생각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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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을 엄마와 함께(완성) - 0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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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219 |
한 때는 노란 민들레였을 나의 어머니. 이젠 하얀 민들레 되어 훌훌 날아가 버리셨으니....... 허리 디스크 수술로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위해 간병인을 자처한 것이 작년 이맘때이다. 일 년 동안 나는 어머니와 울고 웃으며 신혼부부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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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을 엄마와 함께(미완성 초고) - 4/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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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079 |
간병인으로서 엄마와 함께 생활하는 일상을 적은 <꺾여진 길목에서>란 글을 쓴 지 꼭 일 년 만에 엄마에 관한 글을 다시 쓴다. 굳이 어머니 대신 제목에 엄마라는 호칭을 쓴 것은 엄마 앞에서 다시 어린 딸로 돌아간 친밀감 때문이다. 허리 디스크 수술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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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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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474 |
얼마만인가. 모처럼 바다를 마주 하고 섰다. 오빠가 해상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지 근 오 년만이다. 끝내 찾지 못한 오빠의 주검을 생각하며 애써 외면하던 바다를 다시 찾은 건 다름 아니다. 연일 ‘코리언 패밀리 비치 훼스티벌’로 유혹하는 R방송사와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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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덜트 스쿨에서 생긴 일 - 동아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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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2327 |
올림픽 길을 따라오다 LA하이스쿨 앞을 지나게 되었다. 하교시간이라 왁자하니 떠들며 나오는 학생들과 픽업하러 온 스쿨버스들로 몹시 혼잡스러웠다. 앞 차를 따라 나도 속도를 줄이고 느긋하게 기다렸다. 이팔청춘 딸아이들의 얼굴은 여름날 녹음처럼 싱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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