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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강에 흐르는 한강의 숨결/강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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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62 |
도도히 흐르는 콜럼비아강에서 우리는 한강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오늘의 콜럼비아강에는 한강의 맥박이 뛰고 한강의 숨결이 흐릅니다 강과 강이 서로 만나 스스로 교감을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는 바람으로 봅니다 그립다는 건 사랑한다는 말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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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 위에 앉은 청개구리/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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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62 |
어디서 달려왔을까. 연잎 위에 앉은 청개구리. 마치 친구랑 숨바꼭질 하듯 몸을 말아 엎디어 있다. 녀석, 꽤나 머리를 썼다. 초록색 몸으로 초록 연잎에 앉으면 못찾을 줄 알았지? 그래도 다 보이는 걸? 너는 몰랐을 게다. 어쩌나, 개굴개굴. 청개구리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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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
2013.2.8(금) 첫눈 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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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62 |
첫 눈이 왔다. 처음에는 비가 오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눈이다. 마당 귀퉁이에도 제법 눈이 깔려 있다. 내가 잔 사이에 살짝 왔나보다. 지금은 슬슬 갈 준비를 하는지 맛만 보여주고 떠나려 한다. 아쉽다. 코트 깃에 잠깐 내렸다가 슬그머니 사라지던 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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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자리/고현혜(타냐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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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65 |
당신이 만약 어둠 속에서 별을 보고 있다면 그건 내가 보낸 사랑의 빛 이예요. 당신이 만약 빗속을 걷고 계신다면 그건 당신을 그리워하는 나의 눈물 이예요 당신이 보고 계신 그 시든 꽃은 나의 아픈 가슴이며 마른 잎새 마저 휘날리게 하는 차가운 바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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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내리고/이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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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65 |
오래 전 겨울밤이었다. 팔려간 송아지가 보고 싶어서 엄마소는 낮부터 먼 산을 바라보며, 외양간이 울리도록 소리 내어 울었다. “엄마! 송아지 어디로 갔어?” “고개 너머 동네로 팔려갔지.” “엄마소가 보고 싶어 송아지도 울겠다.” 내 말에 엄마는 웃기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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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초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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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67 |
훌훌히 벗은 나무 되어 벼랑에 서 있다 앙상한 가지 사이 해도 달도 잘 지나는 싸늘한 기도의 잔가지 기다림을 키운다. 잎새랑 열매랑 초연히 다 보내고 세월 속 빚진 무엇 하나 없는 해맑은 시간 그리움 하나만으로 차오르는 달이여! <시조문학>-1997년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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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곤줄박이새 - 글/지희선, 사진/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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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67 |
저나 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가지 하나. 놓으라고, 놓으면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고 누군가 속삭이는 말.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우리는 날개가 없지 않으냐고 볼멘 소리를 해 본다. 비밀이 없으면 허전하듯, 꼭 잡고 싶은 가지 하나쯤은 욕심을 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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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지 않은 밤 / 이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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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68 |
이것은 오래 전 내가 서울서 겪은 영락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 무렵 나는 이것저것 모든 것으 로부터 쫓겨 작은 가방 하나 만을 들고 아스팔트 위를 헤매던 방랑자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 날이 저물어 올 때쯤에는 나는 드디어 아무 데도 갈 만한 곳이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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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진분홍 연서) /김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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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69 |
때도 없이 울렁이는 가슴 버리고 온 산야에 봄물 고이는 소리가 들린다 안으로 안으로 꿰매어 온 심장 짓눌린 그리움이 진분홍 입김으로 터진다 꽁꽁 문 닫고 살았다 은밀하게 열려있는 진실의 통로 어느 누가 말리겠는가 저 아리따운 순수의 불길을 아직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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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조 - 풍경소리 考/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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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71 |
1 유타주 구리산을 넋 놓고 바라보다 기념으로 사 온 풍경 소리 한번 곱고 맑다 다정한 이웃 끼리 서로 살 부비며 내는 소리 2 가끔은 멀리 있어 그리움에 떨어도 더러는 설운 이별 사랑을 키워요 오늘은 침묵을 지켜 그대로만 있어요 3 조고만 바람에도 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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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필- 바닥론(論) / 최미지(본명 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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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72 |
밟혀야 하는운명을 지닌 바닥은 언제나 갈라진 가슴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민들레가 갈라진 틈사이로 새싹을 밀어올리듯, 바닥 인생도 갈라진 틈새로 늘 희망을 꿈꾸는 가상함이 있다. 바닥은 한 번도 무엇을 밟고 일어선 적이 없다. 태곳적부터 오체투지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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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어느 수형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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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72 |
사막에서도 나를 살게 하셨습니다 쓰디 쓴 목마름도 필요한 양식으로 주셨습니다 내 푸른 살을 고통으로 축복해 주신 당신 피 묻은 인고의 세월 견딜 힘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살아있는 그 어느 날... 가장 긴 가시 끝에 가장 아름다운 꽃 한 송이 피워 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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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동화/ 박문하(1917~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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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74 |
가을비가 스산히 내리는 어느 날 밤이었다. 이미 밤도 깊었는데 나는 비 속에서 우산을 받쳐들고 어느 골목길 한 모퉁이 조그마한 빈 집터 앞에서 화석처럼 혼자 서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곳에는 오막살이 초가 한 채가 서 있었던 곳이다. 와보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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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도시/김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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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76 |
한 학생이 ‘닭살’이 영어로 무어냐고 물으니 선생님이 엉겁결에 chicken skin이라고 했다. 얼마 후 노트에 적어 놓은 chicken skin을 보고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하 ‘닭껍질이구나!’했다한다. 지어낸 우스갯소리지만 이런 웃지 못 할 일이 실제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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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 조그만 사랑노래/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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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77 |
조그만 사랑노래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주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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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갈아치워.../고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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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77 |
학기를 끝내면서 한국 학생들과 교수들이 모여 종강파티를 하는 자리에서였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영어 때문에 당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데 한 학생이 ‘세븐 일레븐’ 이란 잡화상에서 일하다가 경험했던 일을 말하였다. 미국에선 술을 팔 때는 반드시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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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선자령 눈바람이 그려낸 묵화 한 점 - 글:지희선 사진;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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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79 |
까맣게 얼룩진 세상도 하얗게 지워주는 눈바람. 그 칼 같은 눈바람 속에 서면 나도 나무도 함께 어우러지는 한 폭의 묵화가 된다. 색깔론이 무색해지는 한 점 무채색 풍경화가 된다. 더 보기 >>> http://imunhak.com/sphoto/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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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지희선(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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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79 |
<1> 때 아닌 봄 소낙비 연잎을 두드린다 또르르 말리는 비 구슬 되어 떨어지니 진흙에 발 묻고 살아도 젖지 않는 청심일레 <2> 비 바람 천둥 소리 하늘은 웬 성환고 한 목숨 부려 놓기 이리도 어려운가 봄 꽃들 몸살 앓는 사이 연잎만이 오롯하다 <3> 머리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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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간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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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83 |
글을 쓴다는 행위는 쉽다. 그러나 제대로 쓴다는 것은 여간한 글재주를 갖지 않고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글을 쓴다는 행위를 재주를 가져야만 할 수 있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 가지 복이 있다면, 훌륭한 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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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필 - 아버지의 강/목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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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783 |
아버지의 오른쪽 어깻죽지에 손바닥만한 검붉은 반점이 있다. 그 반점은 감히 똑바로 쳐다보기조차 어려운 아버지의 완강한 힘과 권리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아버지의 반점은 선천적인 것이지만 병적인 것은 더욱 아니다.아버지는 나이 팔십이 넘도록 건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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