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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 갈라진 바닥 /글;지희선 사진;G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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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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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혀야 하는운명을 지닌 바닥은 언제나 갈라진 가슴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민들레가 갈라진 틈사이로 새싹을 밀어올리듯, 바닥 인생도 갈라진 틈새로 늘 희망을 꿈꾸는 가상함이 있다. 더 보기 >>> http://imunhak.com/sphoto/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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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달팽이/백 리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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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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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아닌데 풀도 아닌데 쬐그만 아기 달팽이가 창문 맨 꼭지에 붙어 잇다 후~ 바람을 불어도 꼼짝도 않고 붙어 있다 - 아, 알았다 힘을 킹고 있ㄱ나 얼마나 오래 얼마나 힘 세게 붙어 있는지 보란 듯 연습하고 있구나 (2004년 <<월간문학>> 동시 당선작)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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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돌이에요/정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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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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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돌이에요 저 많은 죠수아 츄리가 생기기 이전부터 생명은 우리 가슴 속에 들어가 있었대요 우리는 알몸으로 엎드려 있어요 사막의 불볕 모진 모래바람에 아프게 씻기며 몸살을 앓아요. 그러면서 참을성을 배우지요 물 그리워 그리 됐대요 죠수아 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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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어머니/홍영순(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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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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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판사님이 할머니를 업고 마을 놀이터로 왔어요. "판사님이다!" 아이들이 우르르 판사님에게 몰려들었어요. "오늘도 사탕 가져왔어요?"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눈웃음치며 흙 묻은 손을 내밀었어요. "응. 사탕가지고 왔어." 판사님은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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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갈아치워.../고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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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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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를 끝내면서 한국 학생들과 교수들이 모여 종강파티를 하는 자리에서였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영어 때문에 당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데 한 학생이 ‘세븐 일레븐’ 이란 잡화상에서 일하다가 경험했던 일을 말하였다. 미국에선 술을 팔 때는 반드시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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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8(금) 첫눈 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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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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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이 왔다. 처음에는 비가 오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눈이다. 마당 귀퉁이에도 제법 눈이 깔려 있다. 내가 잔 사이에 살짝 왔나보다. 지금은 슬슬 갈 준비를 하는지 맛만 보여주고 떠나려 한다. 아쉽다. 코트 깃에 잠깐 내렸다가 슬그머니 사라지던 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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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생일 때 흘린 후회의 눈물/서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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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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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 을 인정받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인 95살 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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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 동시 - 제 20 편] 소년/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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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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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처럼 슬픈' 소년의 초상화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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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모임과 미스 켈리/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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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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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딸을 대신해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외손녀의 '첫 학부모 모임'에 참석했다. 모임 장소인 도서실로 들어서니, 담임인 미스 켈리가 생글생글 웃으며 반갑게 맞이해 준다. 개학 첫날, 긴 머리를 한 갈래로 단정하게 땋아왔던 그녀는 어느 새 상큼하게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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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김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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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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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정한 시절 다 가는 밤에 억만 줄기의 비가 내린다 세월의 밑바닥에 차례로 가라앉는 비 물살 휘저으며 뭉기고 고쳐쓰는 글씨 내야 예쁜 죄 하나 못지었구나 저승과 이승, 몇 겁 훗세상까지 못다 갚을 죄업을 꼭 둘이서 나눌 사람 하나 작정도 했건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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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의 시/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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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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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해가 지면 다시 돌아드는 남루한 마음 앞에 조심 된 손길이 켜서 밝혀놓은 램프 유리는 매끈하여 아랫배 불룩한 볼륨 시원한 석유에 심지를 담그고 쁜 듯 타오르는 하얀 불빛! 쬐이고 있노라면 서렸던 어둠이 한 켜 한 켜 시름 없는 듯 걷히어 간다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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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도시/김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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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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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이 ‘닭살’이 영어로 무어냐고 물으니 선생님이 엉겁결에 chicken skin이라고 했다. 얼마 후 노트에 적어 놓은 chicken skin을 보고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하 ‘닭껍질이구나!’했다한다. 지어낸 우스갯소리지만 이런 웃지 못 할 일이 실제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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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김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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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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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이 되었어도 목덜미에 파고드는 저녁바람은 아직 바싹 날이 서 있었다. 고향엔 벌써 봄이 왔을 테지만. 공상도 때론 힘이라고 그는 뻣뻣한 입술을 애써 오므려 '제비' 노래를 휘파람으로 불어보았지만 깨진 호루라기 소리밖에는 나지 않았다. 이번엔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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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벨리 기행/문인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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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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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스벨리(Death Valley) 신은 이곳에서 사람을 빚으셨고 이제 그 태胎만 남아 불타고 있다. 2. 아티스트 팔렡(Artist Palette) 아버님의 애간장, 그 단면도斷面圖를 들여다본다 오래 전 흙으로 가셨는데 처절히도 외우시던 기도문은 기어이 이곳에서 내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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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에서/김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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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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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모녀의 정에 관한 글을 읽고 난 뒤 김명숙씨가 쓴 답글 중에서....... 우리 엄만 나만 보면 그러는데. "너 땜에 내가 죽어도 눈을 못 감아~" 그래서 이번에 내가 뭐라고 한 줄 알아? "그냥 편하게 눈 감아~ 눈 뜨고 돌아가심 나 무서워서 못 보니까~" 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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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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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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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가지 툭툭 치듯 인연 끊지 못하는 날 그대여 괴로우면 겨울산에 가 보라 나무는 잎을 버리고 산들은 말을 버린다 더 보기 >>> http://imunhak.com/spoet/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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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행시 - 엘에이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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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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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 엘에이에도 비는 온다네 에 - 에돌아 가는 사람 세우려 이 - 이 한밤 겨울비가 내린다네 의 - 의미 있는 미소 잊은 지 오래건만 비 - 비만 오면 차오르는 얼굴 하나 있다네. 더 보기 >>> http://imunhak.com/spoet/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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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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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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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수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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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과 햇살/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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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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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졸졸... 노래부르며 흐르는 평화로운 개울 마을에 장난꾸러기 햇살이 놀러 나왔어요. "얘, 나 하고 노올자~" 햇살이 애기 같이 졸라댑니다. 개울은 갈 길이 바쁜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흘러 갑니다. "얘, 나 하고 놀자구우~ 자꾸만 혼자 그렇게 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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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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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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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죽은 듯이 잠든 자리에서 다시 살아나신 아드님이 나를 깨워주시고 금빛 날개로 함박웃음으로 내 앞에 펼쳐진 완전 공백의 두루마리 한 필 이를 이름하여 ‘오늘’이라 하셨다 오늘이 억만번 와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 시작이요 끝인 이 시간의 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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