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에 새 도우미가 들어왔다.
첫날부터 눈살미 있게 일을 잘 한다.
부지런히 쓸고 닦고, 치울 것 치우며 열심히 일한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하는 게 눈에 보인다.
필요한 제품이 떨어져 찾으면 틀림없이 그 자리에 꽉꽉 채워져 있다.
그녀가 온 이후로 일하기가 얼마나 편해졌는지 모른다.
그녀 이름은 Carissa, 스무 다섯 살이란다.
부모는 헝가리 출신이지만, 카리샤는 여기서 태어났으며 스무 세 살 짜리 남동생이 하나 있다고 한다.
올 한 해 쉬면서 돈 더 벌어 칼리지에 진학할 거란다.
그녀는 저널리즘이나 휴머니즘을 전공해서 자기 꿈을 펼쳐 보고 싶다고 귀띔해 주었다.
살갑게 대해 주었더니, 특별히 나한테 더 정 있게 하는 것같다.
딸보다 더 어린 카리샤.하는 짓이 예쁘고 마음도 고와 나도 모르게 오늘 아침엔 한국말로 "우리 예뿐이!" 하며 볼살을 살짝 꼬집었다.
카리샤는 활짝 웃더니,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몸도 마음도 예쁜 애를 우린 "우리 예뿐이!"라 부른다며 설명해 주었다.
카리샤는 "잠깐!"하더니, 메모지를 가져와 영어로 또박또박 적었다.
"Uri Yeppuni".
오늘부터 너 닉네임이라 했더니, 아주 만족한 표정으로 활짝 웃으며 댕큐를 연발한다.
예쁘고 귀여운 카리샤.
우리 예뿐이.
마음도 예쁘고, 얼굴도 예쁘고, 행실까지 예뻐 나는 ‘이쁜이’라 안 부르고 계속 ‘예뿐이’로 부를 예정이다.
카리샤는 우리 가게 꽃이며 향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