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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회 LA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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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513 |
3월 15일 일요일. 대망의 LA 마라톤 시합이 있는 날, 새벽 네 시에 집을 나섰다. 오늘은 선수가 아니라, 뛰는 선수를 위한 봉사자로 나서는 길이다. 폭염이 예상된다는 일기 예보로 출발 시간을 삼십 분 앞당긴다고 해서 우리도 삼십 분 앞당겨 모였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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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
지상의 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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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513 |
죠앤 정. 그녀는 부자다. 손자 손녀 부자다. 이 세상에 그런 복된 여인이 어디 있으랴. 사진을 볼 때마다 부럽다. 잃어버린 네 살박이 아들이 새삼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다시, 지상의 세 점 같은 죠앤의 손자 손녀를 본다. 하늘엔 커다란 점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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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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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15 |
선생님, 보내주신 글 잘 받았습니다. 자랑이란 제목으로 무용담을 적어 보내노라 하셨지만, 저는 격의없이 써 보낸 생활 보고문이라 생각하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선생님의 겸손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지요. 아주 잘 하셨어요. 늦은 감 있지만, 크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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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
어미의 사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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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16 |
<초여름날> 만 사 년 이십 일을 이쁜 짓 다 하더니 비 오던 초여름 날 내 손 놓고 떠났고나 실실이 초여름 비 내리면 다시 괴는 눈물비 ...아가가 갔다. 오랜 가뭄 끝에 장마비가 시작되던 초여름날이었다. 만 사년 이십일. 앞당겨서 차려준 네 살 생일 케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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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
8행시 - IHSS 제 십 칠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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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17 |
I – In할 때가 있으면 Out할 때도 있나니 H- Home을 뒤로 한 채 길을 나섰어라 S – S로 시작하는 ‘서포티브’도 모른 채 S – Service 한답시고 공부길에 들어섰네 제 – 제 자리 동동대며 고달팠던 이민 삶 십 – 십대의 열망으로 눈 총총 빛나니 칠- 칠십대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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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날/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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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17 |
잎새가 떨어진다 바람에 거부하듯 등 배 배 등 뒤집으며 뿌리 곁으로 떨어진다 뿌리는 잎새의 본향 낙엽되어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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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
알렐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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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518 |
4월 5일, 일요일. 또 한 번의 부활은 오고... 잠든 나의 전신을 일깨우고 새로운 출발로 가슴 부풀게 하는 부활절. 만약, 부활의 소망이 없다면, 무슨 희망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설령, '희망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부활의 신앙을 믿어볼 일이다.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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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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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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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518 |
시간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그 바람 속을 '스치며' 사는 사람들은 모두 실루엣이다. 실체를 알기에는 터무니 없이 모자라는 시간, 시간들.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우리는절반의 겉모습과 절반의 내면만 알고 갈 뿐이다. 한 순간의 기쁨과 한 순간의 슬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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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
길목 우체통/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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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21 |
기다림, 그건 너의 또 다른 이름이었지 안타까운 기다림에 앉지도 못하는 너 오늘도 길목 서성이며 목을 빼는 기린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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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
두 손 맞잡은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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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521 |
요즘은 내 주변에 보이는 풍경을 찍어 내 느낌 그대로 포토 에세이를 쓰고 있지만 첫 시작은 그게 아니었다. 몇 년 전인가 보다. 어느 날, 리서치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 사진이 내 눈을 붙잡았다. 담쟁이 사진이었다. 비 온 날 아침에 찍었거니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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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학기 개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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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22 |
2월 9일 월요일. 드디어 봄학기 개강이다. 가을 학기가 끝나고 겨울 방학에 접어들었을 때는 두 달간 컴퓨터에 집중하겠다는 알찬 각오를 했다. 그런데 웬걸? 이런 저런 연말 행사에 쫓아다니다 보니 정작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이루었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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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카피탄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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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23 |
엘 카피탄 바닷가에서 잠시 해변의 여인이 된다. "파도는 어디서 오나... 어디로 사라져 가나....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져 가고... " 밀려가고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옛날 흥얼거렸던 노래를 다시 불러본다. '사라져간다'는 말이 여러 번 반복되어 조금은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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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장이 교수님, 죠 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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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533 |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은 English Writing으로 개구장이 교수님 죠 라이언 클래스가 있는 날이다. 그는 가르치는 게 무슨 천직이나 되는 듯, 열성적으로 가르친다. 목소리는 우렁차서 귀가 아플 정도요, 쉴 새 없이 뱉는 말에 입가에는 허연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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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락 앤 롤 마라톤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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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34 |
6월 5일 일요일. 샌디에고 락 앤 롤 마라톤 대회의 여명이 서서히 어둠을 밀어내며 다가오고 있다. 2016년 들어 두 번 째로, 총 다섯 번째 하프 마라톤 도전이다. 작년에 풀 마라톤을 신청해 두었으나, 연습부족으로 그냥 하프에 도전하기로 했다. 무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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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힐 묘소를 다녀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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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35 |
1월 4일 일요일 낮 12시, 시어머님과 시동생이 영면하고 있는 로즈 힐 묘지를 다녀왔다. 올해는 막내 시동생 가족과 함께 조촐하게 모였다. 어머님 돌아가신 지도 벌써 십 년이 되었다. 자식들을 위해 매일 두 시간씩 기도를 바쳐주신 시어머니. 청춘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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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꽃 피고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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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ilusa@gmail.com |
536 |
절묘한 타이밍이다. 그로부터 결별 권유를 받은 날, 하필이면 '세상의 모든 명언'이 '사랑'이란 키워드를 들고 나를 찾아 왔다. '사랑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물처럼 흐르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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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와 직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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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545 |
중학교 들어가서 채 한 달도 안 됐을 때다. 공부하는 걸 좋아했음에도,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쳇! 제 나랏글도 제대로 모르면서 무슨 영어 공부!' 그 날 이후, 영어 공부는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났다. 내 운명은 그때부터 삐끌어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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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스 데이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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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545 |
2월 14일, 토요일. 그러지 않아도 바쁜 토요일인데 발렌타인즈 데이까지 겹쳐 더욱 바쁘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크고 작은 이벤트로 상대방을 끊임없이 감동시킨다. 사. 오 십년 함께 산 사람들도 한 사람과 영원히 사는 게 좀 지루하지 않느냐고 농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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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시 - 팜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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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549 |
버릴 것 다 버려도여지껏 못 버린 것 잊으려 애를 써도상기도 못 잊는 것 소소한 생각 몇 이고뒤척이는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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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
특이한 출판 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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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51 |
1월 20일 화요일 오후 여섯 시 삼십 분. 용수산에서 이미 평론가로 글솜씨를 인증받고 있는 황숙진씨의 첫 소설집 출판 기념회가 있었다. 황숙진. 그는 정말 '물건'이다. 글 잘 쓰고, 말 잘 하고, 기발한 발상을 하는 유쾌한 사람이다. 오늘 그의 첫번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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