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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문학

Articles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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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시감상 - 조그만 사랑노래/황동규
서경
790
조그만 사랑노래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주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133 빈 자리/고현혜(타냐 고)
서경
790
당신이 만약 어둠 속에서 별을 보고 있다면 그건 내가 보낸 사랑의 빛 이예요. 당신이 만약 빗속을 걷고 계신다면 그건 당신을 그리워하는 나의 눈물 이예요 당신이 보고 계신 그 시든 꽃은 나의 아픈 가슴이며 마른 잎새 마저 휘날리게 하는 차가운 바람은 ...  
132 김호길 시인의 <조각달>과 함께 떠나는 행간의 변주 여행/박경호
서경
791
■■ 사막 시편 / 김호길 ─조각달 옛날 옛적 고향 우물물 담아 마신 바가지. 내가 그걸 잊을까봐 동녘 하늘에 띄웠나. 이제는 하늘 호수 물 실컷 마시라 하네. ■■ 우주의 먼 모래알 <제1 변주> 글로벌 집시처럼 국제선 조종사로 떠도는 게 안쓰러워 서천에다 띄...  
131 연잎 위에 앉은 청개구리/지희선
서경
791
어디서 달려왔을까. 연잎 위에 앉은 청개구리. 마치 친구랑 숨바꼭질 하듯 몸을 말아 엎디어 있다. 녀석, 꽤나 머리를 썼다. 초록색 몸으로 초록 연잎에 앉으면 못찾을 줄 알았지? 그래도 다 보이는 걸? 너는 몰랐을 게다. 어쩌나, 개굴개굴. 청개구리는 동화...  
130 열여섯 살 나의 인생/오호석(고1학년)
서경
792
-열여섯 살 나의 과거-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새로울 텐데, 벌써 내가 고등학생이구나 하는 생각에 겁부터 납니다. 지금은 조금 성숙해지고 철도 들었지만, 저는 가끔 과거를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수도 없이 많은 일들이 있지만...  
129 백사장 갈매기 떼/지희선(시조)
서경
792
<1> 비상할 줄 모르나 백사장 갈매기 떼 하늘로 치민 파도 일어설 때를 알리는데 백사장 헤매고 다니며 무얼 그리 찾고 있나 <2> 혼자는 외로와서 떼 지어 다니는가 날 저문 줄 모르고 종일을 헤매다가 황혼이 파도를 물들일 때 차고 나를 하늘 보네 <3> 날자...  
128 새지 않은 밤 / 이문열
서경
792
이것은 오래 전 내가 서울서 겪은 영락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 무렵 나는 이것저것 모든 것으 로부터 쫓겨 작은 가방 하나 만을 들고 아스팔트 위를 헤매던 방랑자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 날이 저물어 올 때쯤에는 나는 드디어 아무 데도 갈 만한 곳이 없었...  
127 명수필- 바닥론(論) / 최미지(본명 고경숙)
서경
796
밟혀야 하는운명을 지닌 바닥은 언제나 갈라진 가슴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민들레가 갈라진 틈사이로 새싹을 밀어올리듯, 바닥 인생도 갈라진 틈새로 늘 희망을 꿈꾸는 가상함이 있다. 바닥은 한 번도 무엇을 밟고 일어선 적이 없다. 태곳적부터 오체투지의 ...  
126 진달래(진분홍 연서) /김모수
서경
796
때도 없이 울렁이는 가슴 버리고 온 산야에 봄물 고이는 소리가 들린다 안으로 안으로 꿰매어 온 심장 짓눌린 그리움이 진분홍 입김으로 터진다 꽁꽁 문 닫고 살았다 은밀하게 열려있는 진실의 통로 어느 누가 말리겠는가 저 아리따운 순수의 불길을 아직 유...  
125 남편 갈아치워.../고대진
서경
797
학기를 끝내면서 한국 학생들과 교수들이 모여 종강파티를 하는 자리에서였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영어 때문에 당했던 일들을 이야기하는데 한 학생이 ‘세븐 일레븐’ 이란 잡화상에서 일하다가 경험했던 일을 말하였다. 미국에선 술을 팔 때는 반드시 신분...  
124 그리움/이초혜 file
서경
798
훌훌히 벗은 나무 되어 벼랑에 서 있다 앙상한 가지 사이 해도 달도 잘 지나는 싸늘한 기도의 잔가지 기다림을 키운다. 잎새랑 열매랑 초연히 다 보내고 세월 속 빚진 무엇 하나 없는 해맑은 시간 그리움 하나만으로 차오르는 달이여! <시조문학>-1997년겨울...  
123 선인장/어느 수형인의 시
서경
798
사막에서도 나를 살게 하셨습니다 쓰디 쓴 목마름도 필요한 양식으로 주셨습니다 내 푸른 살을 고통으로 축복해 주신 당신 피 묻은 인고의 세월 견딜 힘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살아있는 그 어느 날... 가장 긴 가시 끝에 가장 아름다운 꽃 한 송이 피워 물게...  
122 콜럼비아강에 흐르는 한강의 숨결/강성재
서경
798
도도히 흐르는 콜럼비아강에서 우리는 한강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오늘의 콜럼비아강에는 한강의 맥박이 뛰고 한강의 숨결이 흐릅니다 강과 강이 서로 만나 스스로 교감을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는 바람으로 봅니다 그립다는 건 사랑한다는 말이겠지요 ...  
121 천사들의 도시/김학천
서경
801
한 학생이 ‘닭살’이 영어로 무어냐고 물으니 선생님이 엉겁결에 chicken skin이라고 했다. 얼마 후 노트에 적어 놓은 chicken skin을 보고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하 ‘닭껍질이구나!’했다한다. 지어낸 우스갯소리지만 이런 웃지 못 할 일이 실제로 벌...  
120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박인환
서경
801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수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  
119 연잎/지희선(시조)
서경
804
<1> 때 아닌 봄 소낙비 연잎을 두드린다 또르르 말리는 비 구슬 되어 떨어지니 진흙에 발 묻고 살아도 젖지 않는 청심일레 <2> 비 바람 천둥 소리 하늘은 웬 성환고 한 목숨 부려 놓기 이리도 어려운가 봄 꽃들 몸살 앓는 사이 연잎만이 오롯하다 <3> 머리 위...  
118 비/김남조
서경
804
내 유정한 시절 다 가는 밤에 억만 줄기의 비가 내린다 세월의 밑바닥에 차례로 가라앉는 비 물살 휘저으며 뭉기고 고쳐쓰는 글씨 내야 예쁜 죄 하나 못지었구나 저승과 이승, 몇 겁 훗세상까지 못다 갚을 죄업을 꼭 둘이서 나눌 사람 하나 작정도 했건마는 ...  
117 (포토 에세이) 곤줄박이새 - 글/지희선, 사진/김동원
서경
806
저나 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가지 하나. 놓으라고, 놓으면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고 누군가 속삭이는 말.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우리는 날개가 없지 않으냐고 볼멘 소리를 해 본다. 비밀이 없으면 허전하듯, 꼭 잡고 싶은 가지 하나쯤은 욕심을 부리...  
116 잃어버린 동화/ 박문하(1917~1975)
서경
809
가을비가 스산히 내리는 어느 날 밤이었다. 이미 밤도 깊었는데 나는 비 속에서 우산을 받쳐들고 어느 골목길 한 모퉁이 조그마한 빈 집터 앞에서 화석처럼 혼자 서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곳에는 오막살이 초가 한 채가 서 있었던 곳이다. 와보지 못...  
115 다 저녁, 숲에 드네/구자애
서경
810
 숲이 부른 적은 없네 내가 통제되지 않는 그 지점에서 거꾸로가다 돌아선 길이 나를 받아 주었으므로 물끄러미 나를 뻗어 모퉁이에 세우고 보이지 않는 나무 찾아 헤메었을 뿐 웃음짓는 꽃의 소리 듣고 싶었을 뿐 우는 새의 눈물 만져보고 싶었을 뿐 눅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