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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수월래의 바람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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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887 |
산하의 외침 앞으로 쭈욱 뻗어나간 하얀 고속도로 위로 회색 하늘이 펼쳐 있어 누군가는 짙은 묵화를 그려내고 있다. 천군만마(千軍萬馬)의 화폭(畵幅)이다. 육중한 그들이 두둥 떠있는 것만으로도 기상이다. 한 쪽에서 다른 끝으로 하늘을 가득 메운 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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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아기/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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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886 |
밤 하늘 큰 별 하나 우뚝 서 길 밝힐 제 작은 고을 베들레헴 구유에서 나신 아기 아버지 큰 뜻 받들어 쓴 잔 들려 오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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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필 - 바래너미의 고욤나무/목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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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
880 |
앞산 줄기가 말 잔등이처럼 축 처진 자리를 바래너미라고 한다. 올라가 보면 평평한 억새밭인데, 그 중간쯤 늙은 고욤나무가 한 그루 서있다. 고욤나무 아래는 펑퍼짐한 너럭바위가 엎드려있고 그 옆에 가랑잎이 가득 가라앉은 옹달샘이 있다. 사람들은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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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필 - 거기 딸이 있었다/임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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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872 |
"닮았다.” 우리는 마주 보고 동시에 큰 소리로 외쳤다. 왜 우린 같은 느낌을 받았을까. 10년 전 그날, 우리 부부는 박항률 전시회의 한 작품 앞에서 발이 묶였다. 그리고 둘이 동시에 바짝 다가서서 뚫어지게 들여다보았다. <새벽>이란 작품, 연분홍 저고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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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연꽃과 연잎 - 글:지희선, 사진: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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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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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과 연잎을 본다. 수학 방정식을 풀 때처럼 같은 글자 '연'을 빼내면 ( ) 속에 (꽃+잎)이 남는다. 잠시 꽃과 잎에 생각이 머문다. 누군들 '꽃'이 되고 싶지 않으랴. 하지만, 우리 모두 '꽃'이 될 수는 없다. 잎이 없는 꽃은 하나의 정물일 뿐, 아름다운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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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 동시 - 제 20 편] 소년/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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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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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처럼 슬픈' 소년의 초상화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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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돌이에요/정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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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866 |
우리는 돌이에요 저 많은 죠수아 츄리가 생기기 이전부터 생명은 우리 가슴 속에 들어가 있었대요 우리는 알몸으로 엎드려 있어요 사막의 불볕 모진 모래바람에 아프게 씻기며 몸살을 앓아요. 그러면서 참을성을 배우지요 물 그리워 그리 됐대요 죠수아 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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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뱃길 따라온 얼굴 - 글:지희선, 사진:최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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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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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버려두고 '진짜 엄마'를 찾아 욕지도로 따라나선 날 그 날도 하늘은 푸르렀고 뱃길은 선명했다. '진짜 엄마'가 욕지도에 있다고 농담한 옆집 할머니 나는 그 말이 진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엄마는 어쩌자고 뱃길을 따라와 어린 나를 그리움에 울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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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에서/김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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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853 |
진한 모녀의 정에 관한 글을 읽고 난 뒤 김명숙씨가 쓴 답글 중에서....... 우리 엄만 나만 보면 그러는데. "너 땜에 내가 죽어도 눈을 못 감아~" 그래서 이번에 내가 뭐라고 한 줄 알아? "그냥 편하게 눈 감아~ 눈 뜨고 돌아가심 나 무서워서 못 보니까~" 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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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 갈라진 바닥 /글;지희선 사진;G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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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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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혀야 하는운명을 지닌 바닥은 언제나 갈라진 가슴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민들레가 갈라진 틈사이로 새싹을 밀어올리듯, 바닥 인생도 갈라진 틈새로 늘 희망을 꿈꾸는 가상함이 있다. 더 보기 >>> http://imunhak.com/sphoto/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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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행시 - 엘에이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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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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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 엘에이에도 비는 온다네 에 - 에돌아 가는 사람 세우려 이 - 이 한밤 겨울비가 내린다네 의 - 의미 있는 미소 잊은 지 오래건만 비 - 비만 오면 차오르는 얼굴 하나 있다네. 더 보기 >>> http://imunhak.com/spoet/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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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과 햇살/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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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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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졸졸... 노래부르며 흐르는 평화로운 개울 마을에 장난꾸러기 햇살이 놀러 나왔어요. "얘, 나 하고 노올자~" 햇살이 애기 같이 졸라댑니다. 개울은 갈 길이 바쁜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흘러 갑니다. "얘, 나 하고 놀자구우~ 자꾸만 혼자 그렇게 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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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 이준관의 동시 두 편 - <별>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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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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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별을 보았다 깊은 밤 바라보는 별 하나 저 별은 하늘 아이들이 사는 집의 쬐그만 초인종 문득 가만히 누르고 싶었다 <나비> 들길 위에 혼자 앉은 민들레 그 옆에 또 혼자 앉은 제비꽃 그것은 디딤돌 나비 혼자 딛 고 가 는 봄의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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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필 - 살구꽃 같은 同行/이원수 (동화 같은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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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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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발 특급. 좌석을 찾아가니 옆자리의 손님은 이미 와 있었다. 삼십을 훨씬 넘은 공무원풍의 신사. 조간신문을 펴들고 있었다. 묵중한 태도에 나는 우선 같은 자리에 앉은 동행으로서 다행을 느꼈다. 적어도 여러 시간 같이 가는 동행이 맘에 들지 않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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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벨리 기행/문인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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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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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스벨리(Death Valley) 신은 이곳에서 사람을 빚으셨고 이제 그 태胎만 남아 불타고 있다. 2. 아티스트 팔렡(Artist Palette) 아버님의 애간장, 그 단면도斷面圖를 들여다본다 오래 전 흙으로 가셨는데 처절히도 외우시던 기도문은 기어이 이곳에서 내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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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를 짓는 마음 - 글짓기/강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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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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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요를 짓는 마음 ■ 마음 문을 두드리는 노래 < 돌아오는 길 > 싸움하고 동무와 돌아오는 길 갈림길에 와서도 그저 헤어진다. 언덕 위에 올라가다 돌아다봤더니, 그 동무도 가만히 뒤돌아본다. 여기 두 동무가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이름은 인호라고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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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달팽이/백 리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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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831 |
꽃도 아닌데 풀도 아닌데 쬐그만 아기 달팽이가 창문 맨 꼭지에 붙어 잇다 후~ 바람을 불어도 꼼짝도 않고 붙어 있다 - 아, 알았다 힘을 킹고 있ㄱ나 얼마나 오래 얼마나 힘 세게 붙어 있는지 보란 듯 연습하고 있구나 (2004년 <<월간문학>> 동시 당선작)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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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있는 풍경/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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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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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인가. 모처럼 바다를 마주 하고 섰다. 오빠가 해상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지 근 오 년만이다. 끝내 찾지 못한 오빠의 주검을 생각하며 애써 외면하던 바다를 다시 찾은 건 다름 아니다. 연일 ‘코리언 패밀리 비치 훼스티벌’로 유혹하는 R방송사와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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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가 다 된 줄 어떻게 아는가? /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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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828 |
일을 끝내고 옥상 주차장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멀리 차가 보이자, 나는 습관적으로 알람키를 눌렀다. 그런데 차도 알람키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웬일인가 싶어 의아해 하면서 계속 알람키를 누르며 차 가까이 갔다. 힘을 주며 눌러 봤으나 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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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중년의 당신, 어디쯤 서 있는가/낭송;고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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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
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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