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높은 곳에서 늘
지켜봐 주신 당신,
오늘은 키 낮추어
날 눈여겨 보십니다.
만신창이가 된 몸
측은하다는 듯이...
애썼다는 듯이...
그러나
저는 봅니다.
당신의 깊은 눈망울에서
샘물처럼 찰랑이는
사랑을 ...
그토록 잡으려 애쓰던
지푸라기마저 놓아버리고
이제,
가장 낮은 자세로
당신 앞에 섰습니다.
당신은 나의 사공,
나는 빈 나룻배.
저를 온전히 맡깁니다.
맑고 바람 불어 파도마저 살랑이는 날
그 어느 하루를 택하여
당신 곁으로 날 인도해 주소서.
저는 평안하고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