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9.10(목) 맑은 날씨.
피검사 결과가 나왔다. AFP 수치가 높게 나와서 초음파 사진을 한번 찍어 봐야겠단다. 뭔가 안 좋은 조짐에 은근히 걱정이 됐다. 제미나이 검색 결과, AFP 수치가 높으면 간쪽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는 걸 알았다. 3,4년 전, 초음파 검사 받은 후 담낭에 문제가 있어 담낭(쓸개) 제거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초음파 검사라 하면 속살까지 벗겨진 기분이 들었는데 무슨 통고를 받을지. 일단, 예약 시간 맞추어 오후 3:30에 부에나 팍에 있는 신 이메징에서 초음파 사진을 찍었다. 크림을 바른 뒤, 주로 '중부전선'(배와 허리 부분)을 요기조기 돌려 가며 찍었다. 3일 뒤에 주차의한테 필름이 보내진다고 한다. 그때 되면 주차의한테서 연락이 오겠지. 나쁜 소식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초음파 사진을 찍고 다른 룸으로 가서 다시 간이 MRI 머신으로 배와 가슴 부분을 찍었다. 시간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주차장으로 나와 막 가려는데 다시 신 이메징 오피스에서 전화가 왔다. 유방암 검사 사진 안 찍고 갔다고. 난 두 번 때 사진이 유방암 사진인 줄 알고 세상 많이 좋아졌다고 동생한테 전화하려던 참이었다. 옛날엔 가슴을 아프도록 기계가 눌렀는데 윗옷 입은 채 편안히 찍고 나왔으니 그럴 수밖에. 다시 오피스로 들어갔다. 웬걸? 생년월일 확인하고는 윗옷 벗으라며 하얀 종이옷같은 걸 준다. 기계가 가슴을 꾹 누르더니 스르륵 스르륵 소리를 내며 찍는다. 오른 쪽 왼쪽, 다시 팔 들고 오른 쪽 왼쪽 옆ㄱ 리 쪽으로 쪽는다. 총 4 번. 역시 채 10분이 안 걸렸다. 세상 좋아진 건 사실이다. 내 건강에 적신호만 오지 않는다면 만사형통이다. 사실, 70 넘었으니 지금 죽는다 해도 요절은 아니다. 다만, 100세 시대에 70 중반이면 좀 빠르지 않나 싶긴 하다. 아무튼, 건강했던 사람은 병 발견되면 오래 안 아프고 빨리 죽는다니 그것도 복이면 복이다. 다음 주 초쯤이면 주차의한테서 연락 오겠지. 오늘 아침엔 이빨 신경 치료까지 하고 왔다. 나이가 들어 가니 잔병 없이 건강했던 나에게도 슬슬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오래된 차 툰업하고 부속 바꾸듯이 임플란트도 위 아래 각각 하나씩 해 넣었다. 지금은 아래 이빨 두개가 가운데 이빨을 쪼아 붙여 그 등살에 가운데 이빨이 제 위치를 밀려나 할 수 없이 빼 버렸다. 신경 치료와 충치 치료 끝나면 내년 봄쯤에야 아래 앞니 다섯 개에 걸쳐 브릿지를 할 거란다. 하나씩 둘씩 떠난다. 사람만 떠나는 게 아니라 나와 70년을 동고동학했던 부속품들이 하나 둘 떠난다. 생로병사 중 병 문턱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있다. 오늘부터 나의 일상을 좀 적어 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 환갑 때 선물로 제부가 만들어 준 imunhak.com 자유 게시판에 모처럼 글을 올린다. 뜨겁던 열기도 좀 식은 걸 보니, 계절이 가을을 데려 오려 슬슬 준비하나 보다. 99F로 올라 갔던 날씨가 지금은 92F로 내렸다. 현재 시간은 오후 6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