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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마당

Articles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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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일요 새벽 달리기
서경
6992
  애나하임으로 이사 오자마자, 포레스트 러너스 클럽에 가입했다. 연습 장소는 부에나 팍의 Clack Park. 집에서 프리웨이로 달려 약 15분 거리다. 회원은 거의 100명에 가깝지만 나오는 사람들은 4-50명 정도다. 주 연습 시간은 토요일 오전 5시 30분과 초보...  
168 두 손 맞잡은 담쟁이
서경
7898
요즘은 내 주변에 보이는 풍경을 찍어 내 느낌 그대로 포토 에세이를 쓰고 있지만 첫 시작은 그게 아니었다.  몇 년 전인가 보다.    어느 날, 리서치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 사진이 내 눈을 붙잡았다. 담쟁이 사진이었다. 비 온 날 아침에 찍었거니 하고 ...  
167 아비정전
서경
6515
책 리뷰를 하다, <아비정전>에 눈이 머물렀다. 책 표지와 함께 짧게 뽑아 놓은 명문장 때문이었다. 한 사람에겐 '순간'이, 다른 사람에겐 '영원'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굵은 밑줄을 긋고 싶었다.   - 순간이란 정말 짧은 시간인 줄 알았는데    때로는 아주 ...  
166 아몬드꽃 피고 지고
supilusa@gmail.com
7355
                                                                    절묘한 타이밍이다. 그로부터 결별 권유를 받은 날, 하필이면 '세상의 모든 명언'이 '사랑'이란 키워드를 들고 나를 찾아 왔다.       '사랑은 변하는 것'이 아니라, 물처럼 흐르는 거'...  
165 데기, 데기, 번데기
지희선
7087
아침에 출근 하자마자, 마리아가 급히 부른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너 이거 먹을 수 있어?" 하고 런치 통에 든 음식을 불쑥 내민다. 나는 이 애가 자기 나라 고유의 특별식을 해 와서 먹어보라는 줄 알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뭔데?" 하며 런치통을 나꿔채듯...  
164 꽃보다 예쁜 그녀, 단풍보다 고운 그녀 엄니
지희선
7047
IHSS 17기 동기생 제니가 카톡에 가슴 뭉클한 사진을 올렸다.  아스펜 단풍으로 유명한 비숍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 중이라며 올린 사진이다.  모처럼 효녀 노릇하는 중이란다. 비숍의 단풍도 곱지만, 그녀는 더 아름답다.  원래 예쁘기도 하지만, 어머니를...  
163 급체, 천국 사다리를 타게 하다 2
지희선
8394
일 년에 한 두 번은 급체로 생 고생을 하는데 바로 엊그제 일요일 밤이 '그 날'이었다. 짬뽕 속에 든 오징어나 닭고기를 먹고 체한 적은 있어도, 김치찌개를 먹고 급체를 한 건 또 생전 처음이다. 퇴근 길, <더 집밥>이란 간판을 보는 순간, 목살 김치찌개와 ...  
162 포토 에세이 실루엣
지희선
7440
시간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그 바람 속을 '스치며' 사는 사람들은 모두 실루엣이다. 실체를 알기에는 터무니 없이 모자라는 시간, 시간들.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우리는절반의 겉모습과 절반의 내면만 알고 갈 뿐이다. 한 순간의 기쁨과 한 순간의 슬픔. 한 순간...  
161 정이란
지희선
7652
정이란  돌 탑  쌓 기 예쁜 둘  마음 모아    한  돌 한  돌  올려 놓는 조심된  손길이여    파도도 조바심치네 행여나 무너질까     (엘 카피탄 비치에서:2016년 9월)   
160 같은 지구별 안에서/시
지희선
7645
당신이 잠들 때 나는 깨어 있습니다 내가 잠들 때  당신은 깨어 있습니다 하늘에 있는 해와 달처럼 우리는  하루를 절반씩 나누어 살고 있습니다 희망과 절망 사랑과 이별 눈에 보이지 않는  짝들도 함께 하루를 절반씩  나누어 살고 있습니다 당신이 잠들 때 ...  
159 새우깡에 대한 추억
지희선
7815
새우깡을 보면 친구 유자가 생각난다. 안 불러본 지도 오래 되었고, 못 본 지도 아득한 벗이다. 그녀와 나는 대학 같은 과 친구로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    처음 우리가 친분을 트게 된 건, 그녀가 다가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기 때문이다. 학보사 기자 ...  
158 그네에 앉아
지희선
7502
 지금 난 그네에 앉아 출렁이고 있다. 새벽 달리기 연습에 강아지 미미를 데리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눈빛이 애처로워 데리고 왔다.    단체 연습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 반대 방향으로 미미랑 가볍게 3마일만 뛰고 왔다. 일행을 만나리라 생각했지만, 서 코...  
157 카톡이 끊기면/시조
지희선
7794
철커덕! 등 뒤로 철문이 닫힌다   독방에 갇힌 죄수 달팽이처럼 몸을 감는다   일력이 없는 하루하루가 고문처럼 흐른다 (카톡은 외로운 사람끼리 나누는 대화의 창구. 긴 대화를 나누다 카톡이 끊기면, 그때 다시 저마다 독방에 갇힌 죄수가 된다. 사랑의 죄...  
156 미소 하나의 행복
지희선
8397
   오늘 아침, 가게로 걸어오는 출근 길에 첫번 째  환한 미소를 만났다. 자전거 가게 옆 ㄱ 자 공간에 영화 촬영 세팅을 하는지, 많은 장비와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널브러져 있는 장비로 인해 가는 길이 막혀 약간 방해를 받고 있던 와중에 ...  
155 사랑의 현주소/시조
지희선
7642
성에 낀 겨울 창가에 호오 - 더운 입김 불어 기쁨이라 눌러 쓴다 다시 고쳐 슬픔이라 쓴다 눈 오고  비바람 불어 외로움이라 다시 쓴다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아닌 긴 기다림 세월은 속절없이 흐르고 오늘도 부치지 못한 주소 불명의 연서 한 장  
154 길목 우체통/시조
지희선
7578
기다림, 그건 너의  또 다른 이름이었지 안타까운 기다림에  앉지도 못하는 너 오늘도 길목 서성이며  목을 빼는 기린 한 마리  
153 신호등
지희선
7698
더위가 한 풀 꺾이는가 싶더니, 해도 짧아졌다.  퇴근하는 길, 어둑어둑해진 거리를 천천히 걸어 차로 향한다.  신호등 앞에 선다.  사방 열린 십자길이다.  빨간 불이 켜진다.  모든 차량이 멈춰 선다.  건너편 길 신호등은 푸른 등으로 바뀐다. 그 편에 선 ...  
152 딸아이 유아원
지희선
7509
크렌샤와 윌셔길 코너에 있는 이 집. 우리 딸이 삼십 년 전에 다니던 유아원이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지하철 공사로 곧 헐리게 된다. 이 집이 헐리면 우리의 추억도 함께 헐리게 된다.   벨을 누르면, 자기 엄마가 왔나 싶어 스무 명 남짓한 아이들이 우루루...  
151 우리 예뿐이
지희선
8933
우리 가게에 새 도우미가  들어왔다. 첫날부터 눈살미 있게 일을 잘 한다. 부지런히 쓸고 닦고, 치울 것 치우며 열심히 일한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하는 게 눈에 보인다. 필요한 제품이 떨어져 찾으면 틀림없이 그 자리에 꽉꽉 ...  
150 어느 가을날/시조
지희선
7533
잎새가 떨어진다 바람에 거부하듯   등 배 배 등 뒤집으며 뿌리 곁으로 떨어진다   뿌리는 잎새의 본향 낙엽되어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