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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에세이

Articles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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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연잎 file
서경
2102
<1> 때 아닌 봄 소낙비 연잎을 두드린다 또르르 말리는 비 구슬 되어 떨어지니 진흙에 발 묻고 살아도 젖지 않는 청심일레 <2> 비 바람 천둥 소리 하늘은 웬 성환고 한 목숨 부려 놓기 이리도 어려운가 봄 꽃들 몸살 앓는 사이 연잎만이 오롯하다 <3> 머리 위...  
37 풍경소리 考 file
서경
1940
1 유타주 구리산을 넋 놓고 바라보다 기념으로 사 온 풍경 소리 한번 곱고 맑다 다정한 이웃 끼리 서로 살 부비며 내는 소리 2 가끔은 멀리 있어 그리움에 떨어도 더러는 설운 이별 사랑을 키워요 오늘은 침묵을 지켜 그대로만 있어요 3 조고만 바람에도 살을...  
36 바닷속으로 떠난 여인 file
서경
1718
1 한 생각 물러나면 또 한 생각 돌아와 발목을 휘적시는 겨울비 밤 바닷가 여인은 속울음도 잊은 채 섬이 되어 서 있네 2 태양만 유혹인가 달빛도 유혹이다 파도도 뒤척이며 잠 못 드는 밤바다 버거워 사랑이 하 버거워 바닷속으로 떠난 여인. 바다로 걸어 들...  
35 바둑 두기 file
서경
1752
너 한 수 이기고 나 한 수 진다한들 인생은 한 판 촌극 허허 웃고 말 일이지 돌싸움 돈 싸움들에 하루해가 다 진다.  
34 안으로 흐르는 강 file
서경
1880
흰 애도 맑은 눈물 까만 애도 맑은 눈물 붉은 피 뜨겁기는 흰 애나 검은 애나 생명은 안으로 흐르는 강 차별 없이 흐른다.  
33 IMF 이후 file
서경
1429
남편은 mountian.com에 아들은 PC방에 절간 같은 빈 집에 생각이 차고 들어 친구야, 창가에 턱 괴고 별만 헤고 있다지. * mountain.com : IMF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회사 출근 대신 등산을 하며 자조적으로 표현한 말. * 위 작품은, IMF 직후(1997년) 한국...  
32 은행잎 file
서경
1267
진초록 잔디 위에 샛노란 은행잎들 두 색이 빚어내는 절묘한 보색 대비 무지개 한 자락 펼친 그 느꺼운 삶이여.  
31 소낙비 2 file
서경
1283
아니라고 아니라고 빗금 긋는 소낙비 나 또한 젊은 날에 빗금친 일 많았어라 햇살에 빗줄 꺾이니 빗금칠 일 더 없어.  
30 소낙비 1 file
서경
1204
한번쯤 사랑하고 한번쯤 이별해 본 보통 사람 보통 삶에 후회 없는 나날인데 소낙빈 무슨 연유로 내 가슴에 홈을 파나.  
29 새벽 꽃시장 file
서경
1030
꽃보다 고운 것은 꽃을 꽂는 화심이요 백자보다 맑은 것은 도공의 마음이라 찬 이슬 새벽바람에 사리가 된 꽃의 설법 (1998년 봄)  
28 라일락 꽃 향기에 file
서경
1330
라일락 꽃 향기에 묻어오는 여린 슬픔 푸르러 울고 싶던 젊은 날의 초상인가 라일락 꽃 진 자리엔 눈물 여물어 씨앗 돋고. (2002년 봄 - 리디아님의 '오월 어느 날'을 읽고)  
27 둥근 산 file
서경
1048
슬픔도 깎이우면 둥근 산이 되고 기쁨도 깎이우면 둥근 산이 되네 세월에 깎이고 깎여 둥근산이 된 아내 <!-- 내용 끝  
26 독도여! 너의 이름은...... file
서경
1224
독도여! 우리 국토의 작은 아기 섬 독도여! 너의 이름은 대나무 한 그루 없는 죽도가 아니었다 그러면 너의 이름은 다께시마였던가 아니다. 창씨개명이라니- 원한 맺힌 그 이름은 입에도 올리지 마라. 아주 아주 먼 옛날, 우리 선조는 기러기 쉬어가는 섬이라...  
25 어미의 사계 file
서경
1035
<초 여름날> 만 사년 이십일을 이쁜 짓 다 하더니 비 오던 초 여름날 내 손 놓고 떠났고나 실실이 초 여름비 내리면 다시 괴는 눈물비 < 가을날 > 단풍은 단풍대로 은행은 은행대로 제각금 속울음을 토해내는 가을날 하늘엔 솔개 한 마리 속울음도 잊었다 < ...  
24 삼행시조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를 읽고) file
서경
1293
 윤 - 윤사월 봄이 와도 육첩방은 남의 나라 동 - 동짓달 칼바람에 가슴 더욱 칼칼거려 주 - 주막집 주모 붙들고 모국어로 울고파라. *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를 외우다가, 젊은 시인의 나라 잃은 설움과 이국 생활의 고독이 마치 내 것인 양 가슴을 쳐와...  
23 바닷가 조약돌 file
서경
1243
저마다 다른 모양 저마다 다른 색깔 얼마나 많은 얘기 가슴에 지녔기에 흰 파도 너울 붙잡고 저리도 조잘대나.  
22 꽃그늘 아래서 file
서경
1258
바람 쓸고 간 하늘아래 꽃이 핀다 꽃이 진다 서럽게 지는 목숨 어디 너 뿐이랴 이 밤도 홀로 듣는 묵시록 꽃이 피고 꽃이 지고.  
21 계단을 오르는 은행 낙엽- 사진:김동원 file
Sunny
1313
계단을 오른다 계절을 오른다 봄과 여름 사이 여름과 가을 사이 그 틈새 사이 사이에 살짝 숨겨둔 겨울 한숨 (사진:김동원)  
20 성벽과 함께 걷는 길 - 사진:김동원 file
Sunny
1474
성벽을 쌓았던 손 성벽을 넘었던 손 막고 오르며 불화했던 생전의 두 손 죽어선 맞잡았을까 이끼 인 돌 세월 돌아 강물처럼 흐르는 길 생각하면 세상사 담 하나 허물면 그만인 것을 그땐 왜 그랬을까 오솔길도 회한에 잠겨 함께 걷는 길. (사진:김동원)  
19 반쪽 잃은 무우 (2) - 사진: 김동원 file
Sunny
1344
저 높은 곳에서 늘 지켜봐 주신 당신, 오늘은 키 낮추어 날 눈여겨 보십니다. 만신창이가 된 몸 측은하다는 듯이... 애썼다는 듯이... 그러나 저는 봅니다. 당신의 깊은 눈망울에서 샘물처럼 찰랑이는 사랑을 ... 그토록 잡으려 애쓰던 지푸라기마저 놓아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