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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문학

Articles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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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대지의 조각가/지희선
서경
1312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 일들이 하루에도 몇 번 씩 일어나는 것이 우리네 삶인가 보다. 오늘 아침만 해도 그랬다. 신문사에서 같이 일했던 황부장이 뜻밖에도 부고란 한 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몇 년만에 만난 연극 공연장에서 미세스 지도 이런 데 다 오느냐며...  
113 여우비/이정희
서경
915
웃음 지었니 손톱 끝에 빨간 봉숭아 물이 설레던 날 첫눈이 내릴까 가벼운 깃털은 그리움 되어 작은 날개를 펴는데 눈물이 나네 이렇게 맑으면 나뭇잎은 햇살 안아 혼자 고독하니 더 보기 >>> http://imunhak.com/arecommend/4824  
112 시가 있는 수필 - 램프의 시(유 정)/지희선
서경
922
<출처-임응식 "구직" 서울 명동(1953년 작) 1953년 서울 명동> 추억이 있으면 한 줄의 시도 그 의미를 더한다. 내가 처음 ‘유정’의 <램프의 시>를 접한 건 P의 목소리를 통해서였다. 멀리 밤배는 호박색 등불을 켠 채 조을 듯 떠 있고 파도도 잠이 든 듯 다소...  
111 못 생긴 나무/지희선
서경
932
닭울음소리를 듣고 눈 뜨는 새벽. 나의 창은 새 풍경화 한 점을 내어걸며 어김없이 내게 말을 걸어 온다. 날마다 새롭고 계절마다 다른 창의 초대전을 나는 ‘새벽 전람회’라 이름 지었다. 오늘도 나는 ‘새벽 전람회’의 초대에 즐거이 응하며 그의 이야기에 귀...  
110 바둑이와 나/최순우 (1916~1984)
서경
909
6•25 사변이 일어난 이듬해 3월 서울이 다시 수복되자 비행기 편에 겨우 자리 하나를 얻어 단신으로 서울에 들어온 것은 비바람이 음산한 3월 29일 저녁때였다. 기약할 수 없는 스산한 마음을 안고 서울을 떠난 지 넉 달이 됐던 것이다. 멀리 포성이 으르렁대...  
109 잃어버린 동화/ 박문하(1917~1975)
서경
810
가을비가 스산히 내리는 어느 날 밤이었다. 이미 밤도 깊었는데 나는 비 속에서 우산을 받쳐들고 어느 골목길 한 모퉁이 조그마한 빈 집터 앞에서 화석처럼 혼자 서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곳에는 오막살이 초가 한 채가 서 있었던 곳이다. 와보지 못...  
108 꾀꼬리 소리/김원길
서경
919
새소리는 나의 자장가였다. 새소리로 눈을 뜨고, 새소리에 잠이 들었다. 수풀에서 들려오는 새들의 노래소리, 깊디깊은 심연에서 솟아나는 샘물처럼 영혼을 울리는 새들의 합창을 들으며 나는 자랐다. 백문조, 금화조, 십자매, 종달새, 카나리아…. 아버지는 ...  
107 자기 마음 이라는 정원에서/설악골
서경
910
사람의 마음은 정원과 같아서 지혜롭게 가꿀수도 있고 거친 들판처럼 버려 둘수 있다. 하지만 가꾸든지 버려 두던지 반드시 싹은 돋아 난다. 유용한 씨앗을 뿌리지 않는다면 어디선가 쓸모없는 잡초씨가 날아와 무성하게 자라게 되는 것이다. 정원사가 자기 ...  
106 (고전 수필) 그물 손질과 정치/이건명 ,박소동 번역
서경
928
정원홍(鄭元鴻)군은 내가 귀양살이할 때 같이 지낸 사람이다. 그는 그물 손질을 잘하였다. 해어진 그물을 잘 손질해서 날마다 고기를 잡았지만 언제나 성하여 새 그물 같았다. 그 덕에 나는 조석으로 생선을 먹을 수가 있었고, 따라서 반찬 걱정은 하지 않아도...  
105 성탄 아기/지희선
서경
888
밤 하늘 큰 별 하나 우뚝 서 길 밝힐 제 작은 고을 베들레헴 구유에서 나신 아기 아버지 큰 뜻 받들어 쓴 잔 들려 오셨네  
104 우리 여기 머물며 /이기철
서경
913
풀꽃만큼 제 하루를 사랑하는 것은 없다 얼만큼 그리움에 목말랐으면 한 번 부를 때마다 한 송이 꽃이 필까 한 송이 꽃이 피어 들판의 주인이 될까 어디에 닿아도 푸른 물이 드는 나무의 생애처럼 아무리 쌓아올려도 무겁지 않은 불덩이인 사랑 안 보이는 나...  
103 강강수월래의 바람 /김유영
서경
891
산하의 외침 앞으로 쭈욱 뻗어나간 하얀 고속도로 위로 회색 하늘이 펼쳐 있어 누군가는 짙은 묵화를 그려내고 있다. 천군만마(千軍萬馬)의 화폭(畵幅)이다. 육중한 그들이 두둥 떠있는 것만으로도 기상이다. 한 쪽에서 다른 끝으로 하늘을 가득 메운 그들. ...  
102 시가 있는 수필- 반쪽 잃은 무/지희선
서경
914
<반쪽 잃은 무> 저 높은 곳에서 늘 지켜봐 주신 당신, 오늘은 키 낮추어 날 눈여겨 보십니다. 만신창이가 된 몸 측은하다는 듯이... 애썼다는 듯이... 그러나 저는 봅니다. 당신의 깊은 눈망울에서 샘물처럼 찰랑이는 사랑을 ... 그토록 잡으려 애쓰던 지푸라...  
101 기차는 강물처럼/지희선
서경
785
기차는 강물처럼 쉬엄쉬엄 흘러갔다 산을 돌고 마을을 돌고 가끔은 바람도 만지며 바쁠 것 하나 없다는 듯 백마강처럼 흘러갔다  
100 오늘/이숭자
서경
907
어젯밤 죽은 듯이 잠든 자리에서 다시 살아나신 아드님이 나를 깨워주시고 금빛 날개로 함박웃음으로 내 앞에 펼쳐진 완전 공백의 두루마리 한 필 이를 이름하여 ‘오늘’이라 하셨다 오늘이 억만번 와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 시작이요 끝인 이 시간의 적축...  
99 개울과 햇살/지희선
서경
846
졸졸졸... 노래부르며 흐르는 평화로운 개울 마을에 장난꾸러기 햇살이 놀러 나왔어요. "얘, 나 하고 노올자~" 햇살이 애기 같이 졸라댑니다. 개울은 갈 길이 바쁜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흘러 갑니다. "얘, 나 하고 놀자구우~ 자꾸만 혼자 그렇게 가지 ...  
98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박인환
서경
804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수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  
97 5행시 - 엘에이의 비
서경
844
엘 - 엘에이에도 비는 온다네 에 - 에돌아 가는 사람 세우려 이 - 이 한밤 겨울비가 내린다네 의 - 의미 있는 미소 잊은 지 오래건만 비 - 비만 오면 차오르는 얼굴 하나 있다네. 더 보기 >>> http://imunhak.com/spoet/4005  
96 겨울산/지희선
서경
903
잔 가지 툭툭 치듯 인연 끊지 못하는 날 그대여 괴로우면 겨울산에 가 보라 나무는 잎을 버리고 산들은 말을 버린다 더 보기 >>> http://imunhak.com/spoet/4056  
95 답글에서/김명숙
서경
859
진한 모녀의 정에 관한 글을 읽고 난 뒤 김명숙씨가 쓴 답글 중에서....... 우리 엄만 나만 보면 그러는데. "너 땜에 내가 죽어도 눈을 못 감아~" 그래서 이번에 내가 뭐라고 한 줄 알아? "그냥 편하게 눈 감아~ 눈 뜨고 돌아가심 나 무서워서 못 보니까~" 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