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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마당

Articles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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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흰 죽 나누기
지희선
570
   사순절을 맞아 금요일 저녁마다 가난한 이를 돕기 위해 흰 죽 나누기를 하고 있다. 한 끼 식사를 죽으로 때우고 절약한 식사비를 도네이션하여 가난한 이를 도와주는 성당 행사다.       죽 끓이는 봉사는 각 구역이 돌아가면서 하고, '십자가의 길' 기도를...  
98 아침 산책
지희선
571
   새벽 여섯 시 조금 넘어 눈을 떴다. 주중 마라톤 연습은 틀렸다 싶어 아침 산책길에 나섰다. 모처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걷고 싶었다. 그렌샤 길에서 8가를 돌아 윈저 길로 들어섰다. 거기 작은 공원 하나가 있는 걸 보아두었기 때문이다.    비도...  
97 꿈 속의 그이/수정
서경
596
   꿈 속의 그는 젊었다. 서른 여섯의 나이. 탄탄한 근육질의 몸에 자신감 있는 얼굴. 호기심으로 빛나는 눈동자에는 그 날 그대로의 장난기가 머물고 입가엔 즐거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메리놀병원에서 내려오는 영주동 언덕배기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굽...  
96 임이식 화백 묵화전
서경
860
      3월 20일부터 4월 9일까지 '작가의 집' 아트홀에서 임이식 화백의 묵화전이 열린다는 기사를 보았다. 임이식 화백 이름은 내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그런데, 신문 기사와 함께 나온 그림 사진을 보니, 묘한 매력이 있었다.     뭐랄까, 흑백의 수묵...  
95 레인 에번스(Lane Evans) 의원을 아시나요?
서경
943
        ‘위안부 결의안’의 마중물, 레인 에번스 의원. 우리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옷깃을 여미고 불러야할 이름이다. 그러함에도, 나는 그의 이름을 알지 못했다. 마이크 혼다의 이름에 가려 그의 이름은 거의 무명에 가까웠다. 어쩌면 조명 받는 주인공을 위...  
94 여성 삼대의 춘삼월 외출
서경
937
      삼월 일요일 오후, 딸과 손녀를 만나 외출에 나섰다. 때는 그야말로 꽃 피고 새 우는 춘삼월이다. 모처럼 딸과 손녀를 만나 마음이 떠 있는데 화창한 LA의 봄날씨까지 기분을 붕 띄워준다.     우선, 점심으로는 해물요리를 먹고 말로만 듣던 ‘국제 시장...  
93 달려라, 모든 러너들이여!
서경
905
        마라톤을 시작한 지 꼭 일 년만이다. 연습이 무섭긴 무섭다. 일마일도 헐떡대며 힘겨워하던 내가, 불가능으로 보였던 하프 마라톤도 한 번 뛰었다. 이제 다음 주면 메이저 대회인 LA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LA 마라톤 대회는 언덕이 많은 난코스인데다...  
92 생애 첫 도전, 헌팅톤 비치 마라톤 file
서경
1425
   드,디,어- 결전의 날이다.  2015년 2월 1일 일요일.  헌팅톤 비치 마라톤이 열리는 날,  공기는 맑고 춥지도 덥지도 않아 달리기 딱 좋은 날씨다. 새벽 네시 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차장에 모여 삼삼오오 카풀로 대회장을 향해 출발했다. 설레고 떨리는 ...  
91 나의 플라타너스
서경
1427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이렇게 시작도는 김현승의 <플라타너스>란 시를 어떤 시보다 사랑한다. 특히, 제 3연에 나오는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  
90 한 잔의 추억
서경
1445
화요일 저녁 여섯 시 오십 분. 학교에 갔더니 클래스 캔슬이란다.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무슨 일일까. 캔슬된 이유도 모른 채, 모두 싱글벙글 흩어졌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학생들에겐 수업 없는 날이 제일 신나는 날이다. 마치 보너스 받은 샐러리맨...  
89 그녀 이름은 미미
서경
1596
언니가 고국 방문 차 가며 맡긴 미미. 두 달간 곰살맞은 동거가 이번 일요일이면 끝난다. 작년에도 나와 잘 지내고 갔다. 삼년 전 한국에 간 사이 먼저 강아지가 카요테에게 물려간 이후, 언니 마음을 달래라고 똑 같은 초콜렛 푸들을 사 주었다. 초콜렛 푸들...  
88 마음의 문을 열며
서경
1444
사방 막힌 벽에 문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위안인가. 환기가 필요한 게 어디 공기 뿐이랴. 너와 나의 소통에도 환기는 필요하다. 켜켜이 앉은 먼지를 털어내고 신선한 공기를 맞아들여 유쾌한 소통을 하자. 인생은 단 네 마디 생/로/병/사로 요약할 수 있다지...  
87 함께 뛰는 마라톤 LA Runners CLUB
서경
1419
‘함께 뛰는 마라톤, 즐거운 인생’ 우리 Runners Club의 구호다. Runners Club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새벽 여섯 시, 그리피스 공원에 모여 함께 달리는 마라톤 클럽이다. 새벽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싶던 차에, 신문에 난 마라톤 교실 기사를 보게 되었...  
86 소셜 댄스 클래스
서경
1368
        오늘은 월요일. 오후 6시 50분에 영작 클래스가 있는 날이다. 9월 2일 가을 학기가 시작되어 이제 거의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12월 21일이면 끝나는데, 홈웤이 장난 아니다. 마침, 벽보를 보니  앞 시간에 4시 50분부터 소셜 댄스 클래스가 있었다. ...  
85 나의 가을은....
서경
1322
            사람들은 가을을 일러 조락의 계절이라 하기도 하고 결실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어느 쪽을 보느냐에 따라 생각도 달라진다. 그리고 이런 생각마저 삶의 환경이 바뀌면 그 때 그 때 달라지는 모양이다. 마치, 정상적으로 흐르던 강줄기가 어떤 인...  
84 이모님 영전에......
서경
1930
밤새 한 가지에 같이 자던 새 날 새면 제각금 날아가나니 보아라, 우리 인생도 이러하거늘 무슨 일 서러워 눈물 흘리나 그렇습니다. 이모님! 우리는 이 지상에 살면서 한 가지에 ‘같이 자던 새’였습니다. 그리고 한 방향을 향해서 함께 날아가던 ‘가족 새’였...  
83 민들레 연가 file
서경
2227
민들레는 나비보다 먼저 받아 드는 봄 편지다. 더 빨리 피어난 봄꽃이 있을 법도 하련만, 제일 먼저 눈에 띠는 것은 밝은 색채 때문이리라. 겨울 찬바람에 목을 움츠렸다가도 노란 민들레를 보면, '어! 벌써 봄이네'하고 사방을 돌아보게 된다. 먼 산 잔설이 ...  
82 나의 수필 쓰기
서경
119023
  내게 있어 수필쓰기는 '숨은 그림 찾기'이다. 자연이나 사람이나 사물을 눈여겨보노라면 어느 새 숨겨져 있던 아름다움이 동그마니 눈 뜨고 말을 걸어온다. 아름다움이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어지는 것’이란 사실을 안 것도 수필을 쓰면서 배웠다...  
81 나가이 다까시의 <<만리무영>>
서경
1964
산타클라리타 쯤 왔을 때 기차 안내방송이 나왔다. 앞 기차에 문제가 있어 더 갈 수가 없다며 곧 버스로 모든 기차역으로 모셔드리겠다 한다. 사람들은 무슨 일인가 의아해 하면서도 웅성거리거나 시끄럽게 소리치지 않았다. 어련히 알아서 해주랴 하는 마음...  
80 하얀 민들레 file
서경
2376
겨울빈가 했는데, 봄을 부르는 봄비였나 보다. 죽은 듯이 서 있던 겨울나무에도 물이 오르고 가지 끝마다 봉긋봉긋 꽃망울이 맺혔다. 봄비에 씻긴 하얀 알몬드꽃도 벗꽃처럼 화사하다. 야생화인들 빠질 손가, 앞 다투어 피어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