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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도전, 하프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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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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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디, 어- 결전의 날이다. 2015년 2월 1일 일요일. 헌팅톤 비치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날, 공기는 맑고 춥지도 덥지도 않아 달리기 딱 좋은 날씨다. 새벽 네시 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차장에 모여 삼삼오오 카풀로 대회장을 향해 출발했다. 설레고 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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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생일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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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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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 토요일. 오늘은 딸의 서른 네번 째 생일이다. 회사로 꽃을 보냈다. 딸은 꽃을 받는 즉시, "너무나 예뿌네!" 하는 한글 멘트와 함께 꽃사진을 보내왔다. 해마다 딸아이 생일엔 꽃을 보내준다. 그리고 이왕이면 오랫동안 보고 즐기게 하고 싶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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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학기 개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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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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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 월요일. 드디어 봄학기 개강이다. 가을 학기가 끝나고 겨울 방학에 접어들었을 때는 두 달간 컴퓨터에 집중하겠다는 알찬 각오를 했다. 그런데 웬걸? 이런 저런 연말 행사에 쫓아다니다 보니 정작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 이루었던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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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 마라톤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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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588 |
1월 25일 일요일 오전 여섯 시. 그야말로 결전의 날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2월 1일에는 헌팅톤 비치 마라톤이 있고, 3월 15일은 LA 마라톤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따라 새벽 연습 시간에 거의 삼십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 LA 마라톤은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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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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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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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유채꽃이 일렁인다. 노랑 바람이 일었다 꽃잎처럼 떨어지면, 연두꽃 바람 따라와 눈처럼 날린다. 이랑이랑 이는 바람. 아지랑이도 바람 따라와 숨바꼭질 하는 봄.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 봄의 왈츠다. 하늘은 푸르디 푸르고, 흰구름은 슬며시 왔다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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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뵙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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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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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 일요일 낮 열 두 시, 대한 장의사. 다시 어머니를 뵈었다. 친구 아버님 연도 바치러 왔다가 뵙는 길이다. 도심 속에 누워 있는 어머니. 눈은 감으셨지만, 가슴으로 지상의 소리를 듣고 계신다. 삶의 외로움을 달래주던 소리, 저벅이는 발자욱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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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출판 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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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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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일 화요일 오후 여섯 시 삼십 분. 용수산에서 이미 평론가로 글솜씨를 인증받고 있는 황숙진씨의 첫 소설집 출판 기념회가 있었다. 황숙진. 그는 정말 '물건'이다. 글 잘 쓰고, 말 잘 하고, 기발한 발상을 하는 유쾌한 사람이다. 오늘 그의 첫번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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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콕팍 새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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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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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1월 21일 수요일, 서상호 코치님이랑 첫 주중 연습을 했다. 마침, 사모님이랑 강병선 원장이 동참했다. 서코치와 강원장은 앞서가고 나는 조금 뒤쳐져 뛰었다. 코리아 타운 중심부에 있는 윌톤과 4가 길에서 만나 행콕팍을 향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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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딸들> 출판 기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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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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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2일 목요일 저녁 여섯 시 삼십 분. 한국 교육원 강당에서 열린 미국 작가 윌리엄 앤드류스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했다. 책 제목은 <용의 딸들>로 위안부를 다룬 실화 소설이다. 수없이 많은 자료를 뒤적이고, 인터뷰를 하여 거의 80%가 실화요,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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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액자들/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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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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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새 해 맞이 대청소를 했다. 먼지를 보얗게 쓰고 있는 책이며 살림 도구들에 미안했다. 빈궁한 살림살이도 바지런한 주부의 손길을 거치면 영양 좋은 아이 얼굴처럼 빛이 난다. 하지만, 대궐 같은 집에 고급 가구들이 즐비해도 주부의 사랑을 받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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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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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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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앤 정. 그녀는 부자다. 손자 손녀 부자다. 이 세상에 그런 복된 여인이 어디 있으랴. 사진을 볼 때마다 부럽다. 잃어버린 네 살박이 아들이 새삼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다시, 지상의 세 점 같은 죠앤의 손자 손녀를 본다. 하늘엔 커다란 점 하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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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어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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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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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비 개인 하늘 쓸고 와 바람이 분다. 어제를 휩쓸고 간 바람도 내게로 되돌아 와 마음 깃을 펄럭인다. 소소한 생각 몇 이고 있던 팜츄리도 미련일랑 갖지 말자며 남은 잎을 버린다. 바람과 팜트리가 마치 사랑놀음을 하는 것같다. 오늘 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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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즈 데이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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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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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토요일. 그러지 않아도 바쁜 토요일인데 발렌타인즈 데이까지 겹쳐 더욱 바쁘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크고 작은 이벤트로 상대방을 끊임없이 감동시킨다. 사. 오 십년 함께 산 사람들도 한 사람과 영원히 사는 게 좀 지루하지 않느냐고 농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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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꽃 바람에 날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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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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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 일요일과 프레지던츠 데이인 16일 연휴를 맞아 푹 쉬어보려 했는데 오히려 일만 실컷 하고 왔다. 남편 말씀하시길, 배추가 싸다며 김치를 담그잔다. 작년에도 배추 세일이라며 덜렁 한 박스 사 들여오는 바람에 김치 냉장고까지 샀다. 은퇴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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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의 사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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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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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날> 만 사 년 이십 일을 이쁜 짓 다 하더니 비 오던 초여름 날 내 손 놓고 떠났고나 실실이 초여름 비 내리면 다시 괴는 눈물비 ...아가가 갔다. 오랜 가뭄 끝에 장마비가 시작되던 초여름날이었다. 만 사년 이십일. 앞당겨서 차려준 네 살 생일 케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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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장이 교수님, JOE R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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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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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은 English Writing으로 개구장이 교수님 죠 라이언 클래스가 있는 날이다. 그는 가르치는 게 무슨 천직이나 되는 듯, 열성적으로 가르친다. 목소리는 우렁차서 귀가 아플 정도요, 쉴 새 없이 뱉는 말에 입가에는 허연 거품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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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오페라 감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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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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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목요일 저녁. 딸과 단 둘만의 외출로 '피가로의 결혼' 오페라 감상을 하고 왔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딸이 선물로 사 준 티켓인데 공연은 해를 지나 오늘이란다. 장소는 다운타운에 있는 도로시 챈들러. 디즈니 콘서트홀이 생긴 이후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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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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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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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저녁엔 막내 여동생이 사는 풀러톤에 나들이 가서 하룻밤 자고 온다. 웹 디벨로퍼인 제부한테 컴퓨터도 배우고, 일주일간의 생활보고와 비즈니스 혹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신앙에 관한 얘기를 나누며 삶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우유부단한 나는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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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전하는 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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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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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데이 연휴를 맞아, 모처럼 대청소를 했다 사실, 풀타임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겐 연휴가 쉬는 날이 아니라 집안 대청소 하는 날이다. 부엌에 가면 부엌 일이 즐비하고, 방에 가면 방 일이 널브러져 있다. 다 끝났나 싶으면 또 거실 일이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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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에 남아 있는 너(봄비 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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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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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아! 43년만에 다시 불러보는 네 이름이로구나. 네가 있는 그 곳에도 사계절이 있는 거니? 그리고 이렇듯 꽃이 피고 봄비도 내리는 거니? 지금 창 밖에는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어. 아침부터 하늘을 뒤덮고 있던 먹구름이 기어이 비를 뿌려 주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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