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년 여기 서 있는 동안
한번은 당신 샛별로 오고
한번은 당신 소나기로 오고
그때마다 가시는 길 바라보느라
이렇게 많은 가지를 뻗었답니다
오백년 여기 서 있는 동안
한번은 당신 나그네로 오고
한번은 당신 남의 임으로 오고
그때마다 아픔을 숨기느라
이렇게 많은 옹이를 남겼답니다
오늘 연초록 잎벌레로 오신 당신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이렇게 많은 잎을 피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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