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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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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익명의 세필 화가
서경
623
익명의 세필 화가가 내 사진을 스케치 해 줬다. 채 1분이 안 걸리는 시간이었다. 돈도 받지 않았다. 페이스북 클릭 한 번으로 완성된 내 초상화들. 좋은 세상이다. 30분간이나 서울 인사동 어느 귀퉁이에  앉아 돈까지 쥐어주며 그려온 언니 초상화. 그에 비해...  
118 포토 에세이 실루엣
지희선
621
시간은 바람처럼 지나가고 그 바람 속을 '스치며' 사는 사람들은 모두 실루엣이다. 실체를 알기에는 터무니 없이 모자라는 시간, 시간들.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우리는절반의 겉모습과 절반의 내면만 알고 갈 뿐이다. 한 순간의 기쁨과 한 순간의 슬픔. 한 순간...  
117 Playa Vista 가는 길목
서경
620
구름이 밀려간 하늘이 말갛게 개었습니다. 비에 씻긴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부는 출근길 아침, 팜트리 잎새 흔들리고, 버들 강아지 하늘댑니다. 여인의 목을 감싼 스카프도 날립니다. 뿌리 까지 흔들리지 않는 나무들의  모습도 의연하고,  척박한 땅을 뚫고 꽃...  
116 미주 수필가 지상 인터뷰 - 지희선(LA)
서경
617
이주 이전과 이주 계기, 이주 이후의 삶   과목 중에서도 영어를 제일 못하고, 나라 사랑이 유난히 강한 내가 우리 조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 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주님의 선한 계획하심인지 나는 거의 타의에 의해 미국 이...  
115 우유를 마시며
서경
608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 몇 년 동안 입에도 대지 않던 우유가 왜 갑자기 마시고 싶어졌는지 모르겠다. 그냥, 문득, 우유가 '땡겼다'. 하지만, 여전히 우유만 마시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아몬드 시리얼과 바나나 조각들을 넣어 간식처럼 '먹기'로 했...  
114 그네에 앉아
지희선
606
 지금 난 그네에 앉아 출렁이고 있다. 새벽 달리기 연습에 강아지 미미를 데리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눈빛이 애처로워 데리고 왔다.    단체 연습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 반대 방향으로 미미랑 가볍게 3마일만 뛰고 왔다. 일행을 만나리라 생각했지만, 서 코...  
113 행복한 웃음을 웃는 소녀들 2
지희선
606
정인이 이메일로 사진 두 장을 보내왔다.  행복한 웃음을 웃고 있는 소녀들의 사진이다.  한 장은, 돌계단에 홀로 앉아 오른쪽 엄지 손가락을 입에 물고 해맑게 웃는 모습이다.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 발톱에는 때가 끼여 있고, 제대로 빗질을 하지 않은 머리...  
112 포토 시 - 별꽃 file
서경
600
   하나 둘 별꽃 피면 그리운 이름 따라 뜹니다  별 하나 이름 하나돠뇌고 있노라면   꼬리별낯선 창 기웃대다내 가슴에 떨어집니다  하나 둘 별꽃 지면그리운 얼굴 함께 집니다  별꽃 진 빈 하늘에어른대던 얼굴들  가없는은하수 숲 속 마을 숨은 별꽃 됩니...  
111 봄날은 다시 오고 file
서경
595
     어머니 기일이 돌아 왔다. 벌써 여섯 번 째다. 딸과 함께 어머님이 계신 '대한 수목장'으로 향했다. 돌아가신 분들 이름을 새겨 넣은 합동 비석판이 바뀌었다.     일년 사이, 사람 수는 늘어나고 이름 크기는 작아졌다. 위치가 바뀌어 버린 어머님 영문...  
110 새우깡에 대한 추억
지희선
593
새우깡을 보면 친구 유자가 생각난다. 안 불러본 지도 오래 되었고, 못 본 지도 아득한 벗이다. 그녀와 나는 대학 같은 과 친구로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    처음 우리가 친분을 트게 된 건, 그녀가 다가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기 때문이다. 학보사 기자 ...  
109 우리 예뿐이
지희선
591
우리 가게에 새 도우미가  들어왔다. 첫날부터 눈살미 있게 일을 잘 한다. 부지런히 쓸고 닦고, 치울 것 치우며 열심히 일한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하는 게 눈에 보인다. 필요한 제품이 떨어져 찾으면 틀림없이 그 자리에 꽉꽉 ...  
108 겨울비 내리는 날/수정
지희선
591
봄을 재촉하는 겨울비가 내린다. 비를  더 즐기고 싶어 우산을 펼쳐들고 산책을 나갔다. 하늘도 땅도 온통 회색빛이다. 거리는 고요하고 차분하다. 모두 비에 젖고 있다.    길도, 나무도 말 잘 듣는 아이 같다. 세례를 받듯 겸손되이 고개 숙인 가로등이 경건...  
107 딸과 함께 오페라 감상을
지희선
591
3월 26일 목요일 저녁. 딸과 단 둘만의 외출로 '피가로의 결혼' 오페라 감상을 하고 왔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딸이 선물로 사 준 티켓인데 공연은 해를 지나 오늘이란다. 장소는 다운타운에 있는 도로시 챈들러. 디즈니 콘서트홀이 생긴 이후로 도...  
106 바람 불어 좋은 날
지희선
589
  바람이 분다. 비 개인 하늘 쓸고 와 바람이 분다. 어제를 휩쓸고 간 바람도 내게로 되돌아 와 마음 깃을 펄럭인다. 소소한 생각 몇 이고 있던 팜츄리도 미련일랑 갖지 말자며 남은 잎을 버린다. 바람과 팜트리가 마치 사랑놀음을 하는 것같다.   오늘 따라 ...  
105 헐떡 고개
지희선
588
  1월 18일 일요일 새벽 다섯시 삼십 오분. 서상호 코치는 스위스 시계같이 정확한 시간에 왔다. 새벽을 가르며 그리피스 팍을 향해 달린다. 어제 토요일 장거리 훈련은 감기몸살 기운으로 조금 힘들었다. 십 마일을 뛰는 데도 힘이 들어 선두 그룹에서 자꾸만...  
104 아몬드꽃 바람에 날리고
지희선
588
2월 15일 일요일과 프레지던츠 데이인 16일 연휴를 맞아 푹 쉬어보려 했는데 오히려 일만 실컷 하고 왔다.   남편 말씀하시길, 배추가 싸다며 김치를 담그잔다. 작년에도 배추 세일이라며 덜렁 한 박스 사 들여오는 바람에 김치 냉장고까지 샀다. 은퇴한 남편...  
103 지상의 세 점
지희선
586
죠앤 정. 그녀는 부자다. 손자 손녀 부자다. 이 세상에 그런 복된 여인이 어디 있으랴. 사진을 볼 때마다 부럽다. 잃어버린 네 살박이 아들이 새삼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다시, 지상의 세 점 같은 죠앤의 손자 손녀를 본다. 하늘엔  커다란 점 하나, 지...  
102 무채색의 고독을 만나다/수정
지희선
584
   12월 27일, 토요일 새벽 네 시 반. 여늬 때와 달리 오늘은 한 시간 일찍 서상호 코치를 따라 나섰다. 내년 3월에 있을 LA 마라톤준비를 위해 장거리 훈련을 하고 있는 멤버들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한 달 앞서 2월에 열리는 헌팅톤 비치 마라톤에 등록을 ...  
101 사연 있는 액자들/수정
지희선
582
12월 31일. 새 해 맞이 대청소를 했다. 먼지를 보얗게 쓰고 있는 책이며 살림 도구들에 미안했다. 빈궁한 살림살이도 바지런한 주부의 손길을 거치면 영양 좋은 아이 얼굴처럼 빛이 난다. 하지만, 대궐 같은 집에 고급 가구들이 즐비해도 주부의 사랑을 받지 ...  
100 몬테벨로 골프 연습장에서/수정 2
지희선
579
  월요일 오전 열 시. 골프 레슨 시간이다. 원래는 골프에 대한 흥미도 없거니와  시간이 따라주지 않아 골프 칠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살아왔다. 주 6일 풀타임 일을 하는 데다가, 주일이면 성당에서 주보 편집과 성가대 대원으로 봉사하던 터라 한가롭게 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