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9일(월) 날씨(맑음) / 지희선

   드디어, 제 4기 독서 지도사 클래스가 시작된다.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솟는 기쁨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리라 결심해 본다. 이런 귀한 '만남'을 예비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독서와 영적 성숙(강준민 목사)>을 읽고, '독서 적용 보고서'를 보냈다. 잘 정리된 글이라며 '이성만'이란 스탭진으로부터 e-mail이 들어왔다. 내가 의문을 제기했던 "인간이 가진 본래적인 것은 동물적인 것이다.(38p)"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도 덧붙여 왔다.
   그는 본래적인 것=본능적인 것으로 해석했다. 내 개인적으로는 본래적인 것=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라 생각했기에 인간이 가진 본래적인 것을 '동물적'이라 표현한 저자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던 터였다.
   비록, 이만성 스탭처럼'본래적인 것=본능적인 것'으로 해석한다 해도 나는 여전히 본능적인 것마저 '비동물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최초의 것은 모두가 완전하고 아름다운 것으로서 '비동물적'이라 믿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본능'이란 말도 죄를 지은 아담 이후의 인간적 본능일 뿐, 하느님이 만드신 최초의 인간 아담은 그런 동물적인 본능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근본 '본'이 붙는 모든 말은 하느님의 영역이 아닐까.
   만약, 최초의 인간 아담 역시 동물적인 인간으로서 비순수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원죄 이전의 순수 인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우리의 고향은 어디가 될 것인가. 나는, 내가 돌아가야 할 진정한 나의 고향을 잃고 싶지 않다.
   나의 두 번 째 의문인, "저자는 99쪽 짜리 소책자에 서른 명도 더 넘는 '탁월한 하나님의 사람들의 글'들을 인용했다. 하지만,100% 외국 영성가들로만 채워졌을 뿐, 우리 나라 기독교 영성인의 글은 단 한 줄도 없었다. 이것은 우리의 기독교 역사가 짧아 정신적 지주로 삼을 만한 기독교 영성인이 아직도 나오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자료 부족으로 찾아내지 못한 것인지?"에 대해서 이만성 스탭도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 대답은 저자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할까 보다.
   40쇄 까지 나왔다는 책이 더 첨가되거나 필요없는 부분이 삭제되지 않았다면 '개정판'이 아니라 '복사판'일 뿐이다. 이전보다 더 나아지지않는 책으로 계속 40판이 나왔다는 것은, 저자나 독자 모두가 '직무유기'를 했다는 얘기다.
무사 안일 주의가 부른 결과요 '변화와 성숙'을 부르짖는 저자나 '변화와 성숙'을 꾀하기 위해 그 책을 읽었던 독자나 편안함 속에 묻혀버린 '게으름'의 결과이다. 독자로서의 나의 의문과 지적이 41쇄판이 나올 적에는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한 송이 국화 꽃을 피우는 것'보다 더 심한 산고를 겪어야 하며, 한 권의 책이 폐기 처분되는 것은'한 송이 꽃이 지고 한 왕국이 쓰러지는 것'보다 더 큰 아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