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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마당

Articles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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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새우깡에 대한 추억
지희선
592
새우깡을 보면 친구 유자가 생각난다. 안 불러본 지도 오래 되었고, 못 본 지도 아득한 벗이다. 그녀와 나는 대학 같은 과 친구로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    처음 우리가 친분을 트게 된 건, 그녀가 다가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기 때문이다. 학보사 기자 ...  
158 그네에 앉아
지희선
605
 지금 난 그네에 앉아 출렁이고 있다. 새벽 달리기 연습에 강아지 미미를 데리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눈빛이 애처로워 데리고 왔다.    단체 연습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 반대 방향으로 미미랑 가볍게 3마일만 뛰고 왔다. 일행을 만나리라 생각했지만, 서 코...  
157 카톡이 끊기면/시조
지희선
554
철커덕! 등 뒤로 철문이 닫힌다   독방에 갇힌 죄수 달팽이처럼 몸을 감는다   일력이 없는 하루하루가 고문처럼 흐른다 (카톡은 외로운 사람끼리 나누는 대화의 창구. 긴 대화를 나누다 카톡이 끊기면, 그때 다시 저마다 독방에 갇힌 죄수가 된다. 사랑의 죄...  
156 미소 하나의 행복
지희선
568
   오늘 아침, 가게로 걸어오는 출근 길에 첫번 째  환한 미소를 만났다. 자전거 가게 옆 ㄱ 자 공간에 영화 촬영 세팅을 하는지, 많은 장비와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널브러져 있는 장비로 인해 가는 길이 막혀 약간 방해를 받고 있던 와중에 ...  
155 사랑의 현주소/시조
지희선
556
성에 낀 겨울 창가에 호오 - 더운 입김 불어 기쁨이라 눌러 쓴다 다시 고쳐 슬픔이라 쓴다 눈 오고  비바람 불어 외로움이라 다시 쓴다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아닌 긴 기다림 세월은 속절없이 흐르고 오늘도 부치지 못한 주소 불명의 연서 한 장  
154 길목 우체통/시조
지희선
485
기다림, 그건 너의  또 다른 이름이었지 안타까운 기다림에  앉지도 못하는 너 오늘도 길목 서성이며  목을 빼는 기린 한 마리  
153 신호등
지희선
530
더위가 한 풀 꺾이는가 싶더니, 해도 짧아졌다.  퇴근하는 길, 어둑어둑해진 거리를 천천히 걸어 차로 향한다.  신호등 앞에 선다.  사방 열린 십자길이다.  빨간 불이 켜진다.  모든 차량이 멈춰 선다.  건너편 길 신호등은 푸른 등으로 바뀐다. 그 편에 선 ...  
152 딸아이 유아원
지희선
568
크렌샤와 윌셔길 코너에 있는 이 집. 우리 딸이 삼십 년 전에 다니던 유아원이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지하철 공사로 곧 헐리게 된다. 이 집이 헐리면 우리의 추억도 함께 헐리게 된다.   벨을 누르면, 자기 엄마가 왔나 싶어 스무 명 남짓한 아이들이 우루루...  
151 우리 예뿐이
지희선
591
우리 가게에 새 도우미가  들어왔다. 첫날부터 눈살미 있게 일을 잘 한다. 부지런히 쓸고 닦고, 치울 것 치우며 열심히 일한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하는 게 눈에 보인다. 필요한 제품이 떨어져 찾으면 틀림없이 그 자리에 꽉꽉 ...  
150 어느 가을날/시조
지희선
473
잎새가 떨어진다 바람에 거부하듯   등 배 배 등 뒤집으며 뿌리 곁으로 떨어진다   뿌리는 잎새의 본향 낙엽되어 눕는다    
149 행복한 웃음을 웃는 소녀들 2
지희선
606
정인이 이메일로 사진 두 장을 보내왔다.  행복한 웃음을 웃고 있는 소녀들의 사진이다.  한 장은, 돌계단에 홀로 앉아 오른쪽 엄지 손가락을 입에 물고 해맑게 웃는 모습이다.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 발톱에는 때가 끼여 있고, 제대로 빗질을 하지 않은 머리...  
148 새해, 첫비 오시는 날/수정
지희선
541
1월 11일 일요일. 올해 들어 첫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 오전부터 내리던 비가 오늘도 가실 듯 오실 듯하면서도 계속 내린다. 거리도 마음도 온통 오는 비에 젖는다. 오늘은 핑계김에 마라톤 연습도 가지 않고 이불 속에 폭 파묻혀 빗소리를 듣는다. 평온하다. ...  
147 8행시 - 이름으로 행시짓기 2
지희선
562
이 - 이름으로 행시를 짓는 다는 건 름 - 름 자 하나 가지고 생각을 거듭하듯 으 - 으뜸으로 생각하는 그 사람을 사모하게 합니다. 로 - 로타리 뱅뱅 돌듯 생각의 꼬리를 물고 행 - 행여나  욕 될까봐 노심초사 하는 사이 시 - 시어 하나 떠오르고 풍경 하나 ...  
146 강물같은 손
지희선
565
강물 같은 손. 거기엔 피 같은 강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 강물엔 세월이 함께 흐릅니다. 소금 같은 눈물도 따라 흐릅니다. 주름살 골골이 참 많은 얘기도 지니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 있고 누군가의 뺨을 때릴 수도 있는 손. 선과 악...  
145 무채색의 고독을 만나다/수정
지희선
584
   12월 27일, 토요일 새벽 네 시 반. 여늬 때와 달리 오늘은 한 시간 일찍 서상호 코치를 따라 나섰다. 내년 3월에 있을 LA 마라톤준비를 위해 장거리 훈련을 하고 있는 멤버들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한 달 앞서 2월에 열리는 헌팅톤 비치 마라톤에 등록을 ...  
144 엘 카피탄 바닷가에서
지희선
477
엘 카피탄 바닷가에서 잠시 해변의 여인이 된다. "파도는 어디서 오나... 어디로 사라져 가나....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져 가고... " 밀려가고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옛날 흥얼거렸던 노래를 다시 불러본다. '사라져간다'는 말이 여러 번 반복되어 조금은 날 ...  
143 몬테벨로 골프 연습장에서/수정 2
지희선
578
  월요일 오전 열 시. 골프 레슨 시간이다. 원래는 골프에 대한 흥미도 없거니와  시간이 따라주지 않아 골프 칠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살아왔다. 주 6일 풀타임 일을 하는 데다가, 주일이면 성당에서 주보 편집과 성가대 대원으로 봉사하던 터라 한가롭게 골...  
142 프로는 아름답다
지희선
523
1월 7일 수요일 저녁 여덟 시. 연말 연초를 기해, 연 3주째 빠진 월요 골프 레슨을 오늘에야 받았다. 사실, 매주 월요일 쉰다고 해 봐야 일 하러 가지 않을 뿐, 여전히 바쁘게 지낸다.    여섯 시에 일어나서 커피 한 잔을 들며 조간 신문을 읽고 청소나 빨래...  
141 월요일에 있었던 일
지희선
577
   1월12일 월요일 오후 네 시경, 학교 등록 관계로 김 목사님과 만나 일을 봤다. 여러가지로 많이 도와주신 분이라 식사라도 대접할까 했는데 차만 한 잔 마시고 가잔다. 알고 보니, 여섯시 삼십분부터 교육원에서 글마루 모임이 있다고. 그동안 시간이 맞지 ...  
140 헐떡 고개
지희선
588
  1월 18일 일요일 새벽 다섯시 삼십 오분. 서상호 코치는 스위스 시계같이 정확한 시간에 왔다. 새벽을 가르며 그리피스 팍을 향해 달린다. 어제 토요일 장거리 훈련은 감기몸살 기운으로 조금 힘들었다. 십 마일을 뛰는 데도 힘이 들어 선두 그룹에서 자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