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싸리 빗자루

고요한 호면을 빗질한다. 

 

은빛 무늬 흔들리다

제 자리로 돌아간다 

 

물구나무 선 나무

생각에 잠겼는데 

 

오리 한 마리

물 그림자 지우며

호수를 건넌다 

 

동그라미 파문 그리다

제자리로 돌아간다 

 

저마다 지나는 자리

아름다운 물무늬 흔적 

 

생각에 잠긴다

내 지나온 흔적은

아름다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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