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밀려간 하늘이 말갛게 개었습니다.
비에 씻긴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부는 출근길 아침,
팜트리 잎새 흔들리고, 버들 강아지 하늘댑니다.
여인의 목을 감싼 스카프도 날립니다.
뿌리 까지 흔들리지 않는 나무들의  모습도 의연하고, 

척박한 땅을 뚫고 꽃대를 높이 올린 알로베라 꽃도 예쁩니다.
도심의 거리 곳곳에 키를 낮춘 강아지 수도가 보입니다.
그를 만든 누군가의 배려도 감동이고, 

반려견에게 사랑의 눈길로 물을 먹이는 여인의 모습도 '일하미인'입니다.
따사로운 가을 햇빛을 등에 받으며 그림자 앞세우고 가는 이 아침이 왜 이다지도 행복합니까.
땅에 뿌리를 내리고 선 나무나 보도 위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난, 

직립의 행복에 무한 감사 드립니다.
우리 모두 같은 공간 속에서, 아직도 함께 살아 있음에...
땅을 팔베개 삼아 눕는 날까지 아이스크림 아껴 먹듯,  

시간을 아끼며 살고 싶습니다.
종종 걸음치던 출근길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렇게 쉼표도 찍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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