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잡념처럼 이리저리 뻗혀 엉켜있는 숲 속 나무 잔가지들.
눈길 어지럽다고 저 잔가지들 잘라내면, 숲 길 그늘은 훨씬 적어지겠지.
"머리를 비워라"
"잡념을 없애라"
"가지치기를 하라"
무수한 요구들 들어 왔지만,
또 그렇게 하려 노력도 해 왔지만,
오늘은 왠지 이 숲 나무 잔가지를 아껴두고 싶다.
서늘한 숲길 그늘을 간직하기 위해.
어찌보면, 주가지에서 뻗어나간 이 곁가지들은 내 문학의 원천이요 힘인 상상력의 날개가 아니던가.
반듯하게 자란 나무보다, 엉성하고 지저분하게 보이는 잡목이야말로 예술적 좋은 소재가 된다.
어줍잖은 곁가지 생각 하나가 끝없이 뻗어나가 좋은 문학 작품을 만들고 예술품을 창조해 내듯이.
'이 세상엔 필요 없는 게 없네?'
지금 이 순간, 내 맘 속에 조도곤히 들려오는 이 말.
인생은 가지치기라고 굳게 믿고 있던 내 철학관에도 약간의 수정이 필요할 것같다.
인생도, 사귐도 너무 호호 불고 털고 하여 깔끔하게 정리하면 편해서 좋으나 외롭다.
구차하고 복잡하게 생각되는 볼품 없는 곁가지도 가끔은 곁에 둘 일이다.
조경의 인공미보다 훨씬 아름다운 게 야생화 흐드러지게 핀 자연미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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