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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수유꽃 필 때면 노랑 물이 드는 마을

 

- 수채화 한 폭인 양 연두빛 봄날에는

 

- 유리알 맑은 소리로 종달이도 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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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산수유꽃축제/글;오태인 기자, 사진;허성권기자(KBS 부산)

 

우뚝 선 아버지같은 지리산과 넓은 마음으로 안아주는 어머니 섬진강사이에서 태어난 구례. 자연 풍광이 아름다워 냄세만 맡아도 봄기운에 그만 황홀해진다. 삼미의 고장 구례는 자연풍광이 아름다워 그것이 경관미요, 평야가 비옥하여 오곡백과가 풍성하니 그것이 풍요미, 인심이 좋아 인정미가 있어 '삼미'의 고장이라 할만하다. 여기서 풍요롭고 혜택받은 땅 구례에 봄이 찾아오면 지리산 자락을 노랗게 물들이는 꽃이 있다. 봄이면 어김없이 자태를 뽐내는 산수유다.
구례에서도 가장 흐드러진 핀 산수유를 볼 수 있는 산수유마을이 있다.
구례군에 위치한 산동면 위안리의 상위와 하위마을 중 상위마을이 일명 산수유마을로 들어서자마자 설레이는 마음, 감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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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꽃으로 둘러쌓여 있는 구례 산동면 상위마을.

 

진주를 떠나 하동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19번 국도를 달려가니 섬진강이 왼쪽에서 또 다시 반기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변을 따라 가다보면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이 나온다.

매화축제가 한창 진행중인지 많은 차들이 매화마을로 들어가고 있어 지난주 매화축제를 즐긴 것이 보람(?)되기도 하다.

 매화마을을 지나 또 다시 섬진강 강변을 따라 악양 방면으로 향한다. 오른쪽에는 왕벚나무들이 곧 꽃을 피울꺼처럼 꿋꿋히 서있다. 왼쪽에는 섬진강 넘어로 매화가 길게 늘어져서 피어있다. 매화가 이렇게나 길게 피어있다니,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강을 따라 악양면에 다다른다.

넓은 들판에 부부송이 반갑게 맞이해 주는듯 하다. 조금더 가면 그 이름도 유명한 화개장터가 나온다.

산수유를 보러가는 설레임에 그 유명한 화개장터는 이른 점심을 위한 기착지로밖에 안보인다.

허겁지겁 먹고 난 뒤 다시 구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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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들판의 부부소나무가 손님을 반기고 있다.

 

 

섬진강변을 계속 따라가다 구례에서 남원 방향으로 향한다. 지리산 온천지구 이정표를 보고 가다보니 도로변에 심어진 산수유나무가 꽃을 활짝 피워 맞이한다. 차를 타고 쭉 올라가다 보니 노란 세상이 눈에 들어 온다.

지천이 산수유꽃이다. 여기 저기 둘러봐도 산수유꽃 밖에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상위 마을에 도착했다. 꽃이 만개하면 좁은 도로 양쪽에는 크고 작은 차량들이 주차해있어 복잡하지만 조심조심 마을입구까지 올라가다 보면 눈길가득 들어오는 산수유군락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조금더 길을 재촉하니 마을 입구에 걸려있는 작은 다리 왼쪽으로 계곡을 오르는 작은 길이 나 있다.

이 길 주변으로 차가운 계곡물에 가지 끝이 닿을락 말락하는 산수유의 자태가 마치 아름다운 모델을 연상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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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꽃이 흐트러진 계곡 밑에서 촬영에 여념없는 사진작가들.

 

마을에 들어서니 집집 사이사이에 돌담에 눈에 띈다. 산수유꽃과 어우려져 아름다운 풍경을 뽐내는 듯 하다. 상춘객들은 돌담 사이는 누비고 다니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상춘객과 돌담을 배경삼아 조용히 셔터를 눌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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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과 산수유꽃을 배경으로 한컷.

 

한참을 산수유 사이를 거닐다 아이들이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아 그곳으로 가보았다.

유치원 어린이들이 한손에는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들고 소풍을 나온 모양이다. 노란 유치원복과 노란 산수유가 같이 어우려져 있으니 또다른 볼거리다. 온통 노란색 물결이 내 마음 속으로 다가온다. 이제 나는 봄에 흠뻑 젖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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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나온 유치원 아이들.

 

30분가량 서성이다 윗마을을 나와 하위마을로 향한다. 윗마을처럼 시끄럽지 않다. 노오란 산수유꽃 밑을 걸으며 사색하기에 좋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봄을 만끽할 시간이다.

산수유꽃 그늘아래 자리잡은 상춘객이 오손도손 점심을 먹고 있다. 이쯤되면 무릉도원의 신선도 부럽지 않다. 나도 조용히 가방에 있는 먹을거리를 펼쳐놓고 산수유꽃을 반찬삼아 구경하면서 힘들었던 시간들을 희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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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 밑에서 점심을 먹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

 

상위마을,하위마을은 사실 그다지 큰 마을은 아니지만 산수유마을로 소문이 나고 전국에 알려지면서 해마다 이맘때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매년 구례군은 산동면 지리산 온천관광지 일원에서 산수유축제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지자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데 산수유 떡메치기, 전통 농천 체험, 다도체험, 산수유 보약 달이기, 산수유 씨앗주머니 던지기, 산수유 사진 촬영대회, 산수유 꽃길 걷기대회,등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치명적인(?) 유혹으로 봄손님을 맞이하는 산수유축제에 나는 이미 흠뻑 취했다. 

 

/오태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