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나무에는 많은 꽃이 핍니다.
이름은 달라도 저 마다 아름다운 꽃이 핍니다.
한 송이, 두 송이 그리고 세 송이........
꽃은 피고, 곧 지고, 다시 피어납니다.
내 사랑도 이와 같았습니다.
무서리 찬 바람 털고 한 송이 어여쁜 꽃이 벙글었을 때 저는 제 인생의 봄을 맞았고,
그 꽃이 떨어졌을 땐 다시 봄이 오지 않을 듯 오랫동안 추위에 떨었습니다.
그러나 기어이 봄은 오고야 말았고, 몇 번의 봄이 오가면 또 다시 꽃은 피곤 했습니다.
세월 따라, 제 사랑 나무에도 여러 송이 꽃이 피웠었네요.
그러나 그 중에서도 '그 날, 그 때, 그 모습'으로 다시 한 번 피워보고 싶은 꽃은 한 송이 뿐이랍니다.
이제는 '꽃의 향기'가 아니라 '잎의 훈기'로 만나도 좋을 듯싶습니다.
내 떠나오던 날, 돌계단에 앉아서 고개 묻고 울던 사람도 이 마음 그대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