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민들레.jpg

 

아무도 심어주지 않았다.
아무도 거두어 주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계절이 오는지 가는지.

그러나

민들레는 봄이 오면
누구보다 먼저 피어났다.
섭섭한 마음도 없이.

마음이 예뻐서였을까.
그는
병아리보다 앙증맞고
장미보다 어여뻤다.

가끔은 뽑히고
더러는 밟히면서
모진 삶을 살다가
그는 또다시 봄을 따라
훨훨 날아갈 것이다.
미련없이
깃털 가벼운 마음으로.

가끔
민들레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졸음 겨운 봄날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