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여섯 시에 대한 장의사에서 불교식으로 이모님 장례식을 치루다.

조촐한 장례식. 간절한 기도와 스님의 목탁소리가 어느 산 속 절간에 온 듯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언니의 작별인사 낭독이 눈물 콧물을 짜게 했다.

나도 목이 메어 작별편지를 한참동안 못읽고 마이크 앞에 선 채로 눈물을 찍어내고 있었다.

생이별이든 사별이든 이별은 진정 슬픈 것임을.

그러나 어쩌랴, 붙잡지 못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약함인 것을......

고개 숙여 이모님의 명복을 빌 뿐.

사방팔방 꽃길이 열린 아름다운 봄날이다.

이런 날도 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는 게 우리네 인생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