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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문학

Articles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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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천사들의 도시/김학천
서경
776
한 학생이 ‘닭살’이 영어로 무어냐고 물으니 선생님이 엉겁결에 chicken skin이라고 했다. 얼마 후 노트에 적어 놓은 chicken skin을 보고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하 ‘닭껍질이구나!’했다한다. 지어낸 우스갯소리지만 이런 웃지 못 할 일이 실제로 벌...  
33 잃어버린 동화/ 박문하(1917~1975)
서경
774
가을비가 스산히 내리는 어느 날 밤이었다. 이미 밤도 깊었는데 나는 비 속에서 우산을 받쳐들고 어느 골목길 한 모퉁이 조그마한 빈 집터 앞에서 화석처럼 혼자 서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 곳에는 오막살이 초가 한 채가 서 있었던 곳이다. 와보지 못...  
32 선인장/어느 수형인의 시
서경
772
사막에서도 나를 살게 하셨습니다 쓰디 쓴 목마름도 필요한 양식으로 주셨습니다 내 푸른 살을 고통으로 축복해 주신 당신 피 묻은 인고의 세월 견딜 힘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살아있는 그 어느 날... 가장 긴 가시 끝에 가장 아름다운 꽃 한 송이 피워 물게...  
31 명수필- 바닥론(論) / 최미지(본명 고경숙)
서경
772
밟혀야 하는운명을 지닌 바닥은 언제나 갈라진 가슴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민들레가 갈라진 틈사이로 새싹을 밀어올리듯, 바닥 인생도 갈라진 틈새로 늘 희망을 꿈꾸는 가상함이 있다. 바닥은 한 번도 무엇을 밟고 일어선 적이 없다. 태곳적부터 오체투지의 ...  
30 진달래(진분홍 연서) /김모수
서경
769
때도 없이 울렁이는 가슴 버리고 온 산야에 봄물 고이는 소리가 들린다 안으로 안으로 꿰매어 온 심장 짓눌린 그리움이 진분홍 입김으로 터진다 꽁꽁 문 닫고 살았다 은밀하게 열려있는 진실의 통로 어느 누가 말리겠는가 저 아리따운 순수의 불길을 아직 유...  
29 현대시조 - 풍경소리 考/지희선 file
서경
769
1 유타주 구리산을 넋 놓고 바라보다 기념으로 사 온 풍경 소리 한번 곱고 맑다 다정한 이웃 끼리 서로 살 부비며 내는 소리 2 가끔은 멀리 있어 그리움에 떨어도 더러는 설운 이별 사랑을 키워요 오늘은 침묵을 지켜 그대로만 있어요 3 조고만 바람에도 살을...  
28 새지 않은 밤 / 이문열
서경
768
이것은 오래 전 내가 서울서 겪은 영락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 무렵 나는 이것저것 모든 것으 로부터 쫓겨 작은 가방 하나 만을 들고 아스팔트 위를 헤매던 방랑자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 날이 저물어 올 때쯤에는 나는 드디어 아무 데도 갈 만한 곳이 없었...  
27 (포토 에세이) 곤줄박이새 - 글/지희선, 사진/김동원
서경
767
저나 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가지 하나. 놓으라고, 놓으면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고 누군가 속삭이는 말.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우리는 날개가 없지 않으냐고 볼멘 소리를 해 본다. 비밀이 없으면 허전하듯, 꼭 잡고 싶은 가지 하나쯤은 욕심을 부리...  
26 그리움/이초혜 file
서경
767
훌훌히 벗은 나무 되어 벼랑에 서 있다 앙상한 가지 사이 해도 달도 잘 지나는 싸늘한 기도의 잔가지 기다림을 키운다. 잎새랑 열매랑 초연히 다 보내고 세월 속 빚진 무엇 하나 없는 해맑은 시간 그리움 하나만으로 차오르는 달이여! <시조문학>-1997년겨울...  
25 눈은 내리고/이상은
서경
765
오래 전 겨울밤이었다. 팔려간 송아지가 보고 싶어서 엄마소는 낮부터 먼 산을 바라보며, 외양간이 울리도록 소리 내어 울었다. “엄마! 송아지 어디로 갔어?” “고개 너머 동네로 팔려갔지.” “엄마소가 보고 싶어 송아지도 울겠다.” 내 말에 엄마는 웃기만 하...  
24 빈 자리/고현혜(타냐 고)
서경
765
당신이 만약 어둠 속에서 별을 보고 있다면 그건 내가 보낸 사랑의 빛 이예요. 당신이 만약 빗속을 걷고 계신다면 그건 당신을 그리워하는 나의 눈물 이예요 당신이 보고 계신 그 시든 꽃은 나의 아픈 가슴이며 마른 잎새 마저 휘날리게 하는 차가운 바람은 ...  
23 2013.2.8(금) 첫눈 온 날
서경
762
첫 눈이 왔다. 처음에는 비가 오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눈이다. 마당 귀퉁이에도 제법 눈이 깔려 있다. 내가 잔 사이에 살짝 왔나보다. 지금은 슬슬 갈 준비를 하는지 맛만 보여주고 떠나려 한다. 아쉽다. 코트 깃에 잠깐 내렸다가 슬그머니 사라지던 젊...  
22 연잎 위에 앉은 청개구리/지희선
서경
762
어디서 달려왔을까. 연잎 위에 앉은 청개구리. 마치 친구랑 숨바꼭질 하듯 몸을 말아 엎디어 있다. 녀석, 꽤나 머리를 썼다. 초록색 몸으로 초록 연잎에 앉으면 못찾을 줄 알았지? 그래도 다 보이는 걸? 너는 몰랐을 게다. 어쩌나, 개굴개굴. 청개구리는 동화...  
21 콜럼비아강에 흐르는 한강의 숨결/강성재
서경
762
도도히 흐르는 콜럼비아강에서 우리는 한강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오늘의 콜럼비아강에는 한강의 맥박이 뛰고 한강의 숨결이 흐릅니다 강과 강이 서로 만나 스스로 교감을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는 바람으로 봅니다 그립다는 건 사랑한다는 말이겠지요 ...  
20 엄마의 채마밭/지희선
서경
760
어머니가 사시는 노인 아파트에는 자그마한 채마밭이 있다. 칸칸이 나누어진 채마밭은 주인의 개성에 따라 꾸밈새가 다르고 심은 채소 종류도 조금씩 다르다. 어머니는 고추, 상추, 깻잎, 부추, 쑥갓, 오이, 호박 등을 주로 심으셨다. 다 한국산이다. 땅만 미...  
19 열여섯 살 나의 인생/오호석(고1학년)
서경
760
-열여섯 살 나의 과거-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새로울 텐데, 벌써 내가 고등학생이구나 하는 생각에 겁부터 납니다. 지금은 조금 성숙해지고 철도 들었지만, 저는 가끔 과거를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수도 없이 많은 일들이 있지만...  
18 백사장 갈매기 떼/지희선(시조)
서경
759
<1> 비상할 줄 모르나 백사장 갈매기 떼 하늘로 치민 파도 일어설 때를 알리는데 백사장 헤매고 다니며 무얼 그리 찾고 있나 <2> 혼자는 외로와서 떼 지어 다니는가 날 저문 줄 모르고 종일을 헤매다가 황혼이 파도를 물들일 때 차고 나를 하늘 보네 <3> 날자...  
17 기차는 강물처럼/지희선
서경
757
기차는 강물처럼 쉬엄쉬엄 흘러갔다 산을 돌고 마을을 돌고 가끔은 바람도 만지며 바쁠 것 하나 없다는 듯 백마강처럼 흘러갔다  
16 (포토 에세이) 눈 오는 산장의 밤 - 글:지희선, 사진:최문항
서경
755
함박눈은 펑펑 나리는데 가로등은 누굴 위해 이 밤을 뜬 눈으로 지새는가 백석도 가고 그의 연인 나타샤도 가고 우리의 젊음도 저만치 멀어져 가는데 함박눈은 펑펑 나리고 조을 듯 조을 듯 이 밤을 지키고 선 호박빛 등불. - <백석>을 위한 문학 산장의 밤- ...  
15 얼~쑤! 수필마당 시대를 열자 / 윤재천
서경
749
닭 우는 소리가 새벽을 깨우던 시절이 있었다. 새벽기운이 온천지를 뒤덮기 시작하면, 힘차게 울어대는 동물의 목소리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힘을 얻게 하고 하루를 열어준다. 요즘은 휴대폰 모닝콜 음이 새벽을 알리고 자명종의 명랑한 소리가 잠을 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