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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언어의 밭을 가는 쟁기꾼이다. 시란 생동하는 시어(詩語)로 탄생되는 문학의 장르이기 때문에 시인은 항상 1)시대의 흐름에 따라 뒷전으로 밀려나 휴면하는 언어들을 되찾고 2)새로운 시어를 발굴하여 창작에 활용하야야 하며 3) 기왕에 타인이 발굴 및 창조하여 사용한 언어는 다시 사용하면 표절 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있음으로 항상 주의하여야한다.

 

시 인

시인은

언어의 밭을 가는

쟁기 꾼 이다.

나는

오늘도

거친 언어의 밭을

갈기 위하여

손에 쟁기를 쥐고

광야로 나간다. -정용진, <시인> 전문.

 

시란 육신으로 바라다본 사물의 세계를 영혼의 체로 걸러서 탄생시킨 생명의 언어인 동시에 영혼의 메아리다. 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인의 사상과 감정을 주관적으로 읊는 서정성(抒情性)이 가장 중요하고 여기에 올린 나의 시의 대부분이 서정시로 되어 있다.

시인의 사명은 시들고 병든 인간 사회의 언어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참신성을 공급하여 사회가 아름답고 명랑하고 건강하도록 인도해야하는 의무가 부여되어 있다.

 

나의 시(詩)

        

나의 시는

한밤중

야래향(夜來香) 번지는

뒤뜰을 거닐다가

문득 마주친

연인의 가슴 속에서

건져낸 아픔이다

 

빈들에

눈발이 덮이듯

낙엽이 쌓이는

늦가을

돌계단을 오르는

발자국 소리다

 

나의 시는

한겨울

동면의 시간을

인내로 살다가

 땅을 가르고 솟는

생명의 열기

 

이제

가난한 마음속에

영혼의 깃발로

나부끼는 감격이다

 

푸른

심원(深遠에서

끝없이 출렁이는

물결소리다. -정용진, <나의 시> 전문.

 

시인이나 문인은 퇴고(推敲)의 달인이 되어야한다. 자신의 창작품을 여과(濾過) 없이 세상에 발표하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작품이 내 품을 떠나 세상에 나가면 내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공유(公有)의 문학적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다작(多作)은 수작(秀作)만 못하고 수작은 심작(心作. 深作)만 못하다. 시간이 걸려도 기승전결(起承轉結)의 문체를 구사하고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은유(隱喩)의 필법을 터득하여야 한다.

시인이 어떤 소재를 발굴하면 자신의 내면속 깊은 용광로에 넣고 오랫동안 풀무질을 계속하여 용해시킨 후 정금을 얻기 위하여 옥석을 가려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라고하는 존재가

하잘것없는 것은

누구보다도

내가 더 잘 안다.

 

그래서

나는 늘

자신을 만날 때마다

괴로워하고 있다.

 

낮에는

세사에 쫓겨

잊고 살지만

밤이 되면

잃은 나를 찾아

꿈길을 나서는

슬픈 길손이 된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모여서

못난 자신들을

알아내기를 바라듯

내가 누구인지

그 진실을 찾기 위하여

밤마다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창이 밝아오는

새벽을 두려워하며

 

나라고하는 존재가

하나의 고통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하여

 

저들같이

때 묻은 거리를 떠돌며

큰소리로 외쳐대기보다는

 

 

쪼들려 못난 나를

사랑하는 버릇에

곧 익숙해지고 만다.

 

오늘도 나는

삶의 현장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아나서는

또 하나의 슬픈 길손이 된다. -정용진, <> 전문.

 

작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主題)의 설정과 소재(素材)의 선택이다. 목수가 집을 지을 때 어떤 설계도로, 어떤 재료를 사용하여, 어떤 형태의 집을, 지을 것인가를 준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여기에 목조. 석조. 콘크리트. 건물이 탄생되고 고층이나 단독주택이 지어지는 것과 같다. 필법에 있어서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가 가장 중요한 것과 같다.

 

(

 

바람 부는 

나는

너를 향해

 띄운다

 

 연연戀戀)

마음을 띄운다

 

 

 없이 연연涓涓

그리움이

 

 

너는

문을 열고 나와

창공에

휘날리는 깃발을 보아라

 

오늘도 나는

연연連延

사랑의 실타래를 풀어

절절한 사연을

하늘 높이 띄운다.

 

 연연(戀戀)... 잊혀지지 않는 안타까운 그리움.

* 연연(涓涓)...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모양.

* 연연(連延)... 죽 이어져 길게 벋음 -정용진, <> 전문.

* The Best Poems & Poets By The International Library Of Poetry(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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