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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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김남조

서경

http://imunhak.com/Essay/595155

2013.02.18 17:34:23 (*.231.40.145)

788

내 유정한 시절
다 가는 밤에
억만 줄기의 비가 내린다
세월의 밑바닥에 차례로 가라앉는 비
물살 휘저으며
뭉기고 고쳐쓰는 글씨

내야 예쁜 죄 하나
못지었구나
저승과 이승, 몇 겁 훗세상까지
못다 갚을 죄업을
꼭 둘이서 나눌
사람 하나 작정도 했건마는

빗물에 손 씻는다
죄 하나라도 운명 없이는
이루지 못함을

찬미할거나 찬미할거나
오늘은 골수에도 스미는 비를
내 멋대로 찬미할거나
그래 참말이다
피가 더운 여자는
단명이나 했어야 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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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김남조		서경	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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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엄마의 채마밭/지희선	서경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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