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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을 엄마와 함께(미완성 초고) - 4/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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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691 |
간병인으로서 엄마와 함께 생활하는 일상을 적은 <꺾여진 길목에서>란 글을 쓴 지 꼭 일 년 만에 엄마에 관한 글을 다시 쓴다. 굳이 어머니 대신 제목에 엄마라는 호칭을 쓴 것은 엄마 앞에서 다시 어린 딸로 돌아간 친밀감 때문이다. 허리 디스크 수술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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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시 - 가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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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681 |
안개 자욱하여 별조차 뵈지 않는 밤 수심 찬 마음들이 잠 못들고 뒤척이면 가로등 저도 마음 아려 하얀 밤을 지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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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영전에... (4/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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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670 |
절벽 같은 죽음 앞에 서서 싸늘한 석문 붙들고 아무리 불러 호곡한들 내 소리 네가 들으랴 네 소리 내가 들으랴 천 년 만 년 살아 주리라 믿었던 어머니! 이제 여든 셋에 멈추어버린 어머니의 봄날은 정녕 어디 가서 찾아야 합니까? 언젠가는 오리라 생각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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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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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
1636 |
“오리 보러 가자!” 점심 식사를 마치자마자, 언니가 뜬금없이 오리를 보러가자고 했다. ‘도심에서 웬 오리를?’ 하고 의구심이 들었지만 흥미로웠다. 뜻밖에도, 식당에서 나와 채 십 분도 되기 전에 대로 옆으로 오리떼가 보였다. 백 마리, 아니 이 삼백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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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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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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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603 |
휴가 중이라 밥 짓기도 좀 게으름을 피우고 싶었다. 하지만, 출근해야 하는 식구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선잠을 털고 일어났다. 비몽사몽간에 쌀을 씻으려고 수돗물을 틀었다. 그런데 바가지에 물이 채 차지도 않았는데 왼손 바닥으로 자꾸만 물이 흘러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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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이름은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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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593 |
언니가 고국 방문 차 가며 맡긴 미미. 두 달간 곰살맞은 동거가 이번 일요일이면 끝난다. 작년에도 나와 잘 지내고 갔다. 삼년 전 한국에 간 사이 먼저 강아지가 카요테에게 물려간 이후, 언니 마음을 달래라고 똑 같은 초콜렛 푸들을 사 주었다. 초콜렛 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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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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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524 |
오늘은 싱글엄마들의 성경 모임인 ‘임마누엘’ 소구역 모임이 있는 날이다. 사별을 한 사람, 이혼으로 생이별 한 사람, 외국인과 결혼해 ‘또 하나의 고독’에 절인 사람들이 모여 함께 울고 웃으며 나눔의 시간을 갖는 모임이다. 저마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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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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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플라타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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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520 |
녹음이 짙어갈수록 깊음을 더해가는 플라타너스는 여름날에 더욱 사랑받는 나무다. 뜨거운 여름밤이면, 사람들은 무성한 잎들의 초대장을 받기나 한 듯 플라타너스 그늘 밑에 모여 동화 같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하지만, 나는 장마철이 시작되는 유월의 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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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체, 천국 사다리를 타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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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선 |
1516 |
일 년에 한 두 번은 급체로 생 고생을 하는데 바로 엊그제 일요일 밤이 '그 날'이었다. 짬뽕 속에 든 오징어나 닭고기를 먹고 체한 적은 있어도, 김치찌개를 먹고 급체를 한 건 또 생전 처음이다. 퇴근 길, <더 집밥>이란 간판을 보는 순간, 목살 김치찌개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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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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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속에 핀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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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503 |
얼마 전, 베를린 올림픽에서 미국 육상계의 영웅이 된 ‘제시 오웬스’의 이야기를 TV로 보았다. 최초의 흑인 선수로서 게르만 민족의 우월 사상에 젖어있던 히틀러의 자존심을 보기 좋게 꺾어버리고 조국인 미국에 네 개의 금메달을 안겨준 제시 오웬스. 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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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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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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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496 |
사계절 뒤에 ‘바다’를 붙여보면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이 된다. 봄 바다, 여름 바다, 가을 바다, 겨울 바다. 하루 중 어느 한 때를 택해서 그 이름 뒤에다 ‘바다’를 붙여 봐도 옛 친구의 이름만큼이나 정답고 예쁜 이름이 된다. 새벽 바다, 밤바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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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 목소리 (신앙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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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
1485 |
내 나이 채 서른도 되기 전의 일입니다. 멀쩡하던 아들 녀석이 갑자기 '급성 임파선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딱 한 달만에, 만 4년 20일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내 곁을 떠났습니다. 오랜 가뭄 끝에, 새벽부터 비가 오던 유월 초여름날이었습니다. 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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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방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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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473 |
“빈 방 있습니까?” 만삭이 다 된 아내를 곁에 둔 요셉의 물음은 너무나 절박했다. 이미 수차례 거절을 당한 처지였기에 마음은 더욱 다급하기만 했다. “빈 방 있습니까?” 그는 문을 두드리며 안타까이 물었으나 여관마다 초만원이라 방을 구할 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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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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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444 |
화요일 저녁 여섯 시 오십 분. 학교에 갔더니 클래스 캔슬이란다.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무슨 일일까. 캔슬된 이유도 모른 채, 모두 싱글벙글 흩어졌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학생들에겐 수업 없는 날이 제일 신나는 날이다. 마치 보너스 받은 샐러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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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 없는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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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440 |
‘참, 이상한 꿈이다. 상여 없는 장례식이라니......’ 여느 때 같으면 침대에서 행복한 게으름을 피우고 있을 새벽 여섯 시. 희부염하게 밝아오는 새벽창을 응시하며, 나는 한 시간 째 이상한 꿈에 매달려 있었다. 가끔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이상한 꿈을 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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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띄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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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440 |
아들에게 띄우는 편지 / 지희선 동휘야! 좀체 비가 내리지 않는 L.A에 봄이라도 재촉하려는지 철늦은 겨울비가 내리고 있구나.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이 시간, 평온한 슬픔을 주는 빗소리를 들으며 문득 천국에 있는 너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구나.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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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
마음의 문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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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439 |
사방 막힌 벽에 문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위안인가. 환기가 필요한 게 어디 공기 뿐이랴. 너와 나의 소통에도 환기는 필요하다. 켜켜이 앉은 먼지를 털어내고 신선한 공기를 맞아들여 유쾌한 소통을 하자. 인생은 단 네 마디 생/로/병/사로 요약할 수 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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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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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전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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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435 |
새소리에 잠을 깼다. 창으로 들어오는 여명의 빛살을 바라보며 침대에 나를 그대로 버려둔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많이 먹는다고 한들 나와는 잠시 먼 얘기가 된다. 적어도 이 해 뜰 무렵의 한 시간, 새벽 여섯 시부터 일곱 시까지는 나만의 시간이다. 늘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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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 마지막 크리스마스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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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433 |
포토 에세이 - 마지막 크리스마스 트리 딸이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끝냈나 보다. 완성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니, 많이 슬프다. 이것이 이 집에서 꾸미는 마지막 크리스마스 트리기 때문이다. 딸아이는 이 집을 팔고 곧 새 집으로 이사를 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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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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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봄날의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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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
1426 |
산도 들도 연초록 편지를 띄우기 위해 생각을 모으는 시간. 어린 날, 내가 곧잘 했던 버릇처럼 창가에 턱을 괴고 오는 봄을 맞는다. 코끝을 스치는 봄바람이 참 향긋하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새 생명을 틔운 쟈카란타 잎들이 퍽이나 정겹다. 하지만, 진초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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